[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지난 5월 상왕십리역 추돌사고 이후 올해 크고 작은 지하철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어 시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1시50분쯤 지하철 4호선은 열차 집전장치 고장에 따른 전력 끊김 현상으로 당고개역과 한성대입구역 사이 상하행선 운행이 중단됐다. 지난 14일 오후 6시 30분쯤에는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강남방면으로 향하던 열차가 고장났다. 이에 따라 30분간 열차가 멈춰서 출퇴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지난달 20일 오전 8시 8분쯤에는 소요산 방면으로 향하던 지하철 1호선 열차가 서울역에서 1시간 가량 멈춰서 운행이 지연됐다. 지난 9월 16일 오전 5시 50분쯤에는 신호 기기 이상으로 지하철 9호선 운행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최근 차량이나 시설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의 몫이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사고가 출퇴근 시간에 집중돼 시민의 발인 지하철이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학생 이모씨(22·여)는 "지하철이 중간에 멈춰 다른 아르바이트를 찾아야 할 뻔 했다"며 "이제 지하철이 정시를 지킨다는 것은 거짓말이 됐다. 앞으로 지하철도 사고가 날 것을 감안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만 해도 170여명을 다치게 한 상왕십리 추돌사고, 부상자 11명을 기록한 금정역사고 등이 발생함에 따라 많은 전문가들이 빠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계 관계자는 "정비를 철저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방안"이라며 "그러나 인력이나 기술력 부족 등의 한계가 있을 수 있어 노후차량을 순차적으로 교체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노후화된 차량으로 인한 지하철 사고는 해마다 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임수경 의원에 따르면 노후된 차량으로 인한 지하철 사고는 올해 9월까지 4건이 발생했다. 지난 2012~2013년 2건과 대조된다.
올해 있었던 상왕십리 추돌사고도 신호기 고장으로 인한 자동정지장치의 고장, 금정역사고 역시 절연장치의 노후화가 주요 원인으로 밝혀진 바 있다.
서울시도 이런 점을 감안해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자동운전장치(ATO)차량으로 교체할 방침이다. 그러나 예산확보가 쉽지않은 상황이다. 1~4호선 노후시설 재투자 비용과 전동차 구매비용 등의 국비지원이 불가능해졌기 때문. 시는 2호선 500량과 3호선 150량의 교체에 총 8775억원이 투입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상왕십리 추돌사고 주요 원인인 신호시스템에 대한 개선도 필요해 보인다. 현재 서울 지하철 신호시스템 담당자는 10명중 4명이 비전문가인데다 이 마저도 줄고 있다.
현재 지하철 1~4호선 신호담당 직원 370명 중 40%인 129명이 비전공자로 채워져 있다. 또 5~8호선 신호관리자는 지난 2008년 이후 55명 오히려 줄어 508명이다. 인력 감소로 인해, 정기 점검기간은 늘어난데다 신호취급실은 44곳에서 11곳으로 줄었다. 점검항목도 110만6681개에서 17만6697개로 약 80% 이상 감소했다.
시 점검단 관계자는 "단순한 차량·시스템 교체를 배제하고 안전, 기술,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도시철도 안전관리관 조직을 신설해 계획적인 설비를 개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5월2일 발생한 서울지하철 2호선 상왕십리역 추돌사고 열차.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