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시내면세점 입성을 위한 대기업들의 물밑 작업이 본격화 될 전망된다.
올해 안에 정부가 시내 면세점을 추가 허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면세업계 후발주자들이 분주해 졌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와 관세청은 서울과 부산, 제주지역에 시내 면세점을 추가 허용하는 방안에 대해 이달 말까지 합의할 예정으로 최종 조율만 남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시내면세점 추가 허용은 법령 개정 없이 관세청장 고시만으로 가능해 일단 정부 방침이 확정되면 일사분란하게 신규 사업자 선정 작업까지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사업 찾기에 적극 나서고 있는 현대백화점은 아직 발을 들여놓지 않는 면세사업에 입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입찰공고가 나오면 발빠르게 움직임 태세를 모두 갖춰 놓은 상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면세점은 회사 차원에서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업이고 적극적으로 나서려고 하고 있는 단계"라며 "공고가 나오면 확인한 이후 참여 여부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면세점 사업 초기 단계에서 사세확장을 노리고 있는 신세계나 갤러리아 입장에서도 시내면세점은 놓칠 수없는 승부처로 인식되고 있다.
높은 임대수수료로 수익을 감당하기 힘든 공항면세점에 비해 시내면세점의 경우, 임차료 부담이 적어 고마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업계에서 공항면세점은 '간판'에 불과한 반면 시내면세점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그만큼 알짜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업이다.
올해 4월 김해공항에 면세점을 오픈한 신세계의 경우 높은 임차료에 쩔쩔매면서 적자를 내고 있는 터라 이번 시내면세점 입성에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김해공항에서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울과 제주 등 면세사업의 핵심지역으로 진출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때문이다.
반면, 갤러리아는 올해 6월 말 면세업계 노른자위로 통하는 제주공항을 꿰차고 영업을 시작하자마자 올해 흑자가 확실시 되면서 첫 단추를 잘 꿰놓은 상태다. 이번 시내면세점 입성을 통해 몫이 좋은 자리만 차지한다면 단시간 내에 업계에서 상당한 파워를 과시할 수 있을거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특히, 기존 백화점 사업에서의 노하우로 상품구성에 있어 강점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압구정 갤리리아 명품관과의 연계사업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첫 사업인 제주공항에서 갤러리아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구축하고 있는 단계로 향후 사업 확장에 대해서도 물론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다"며 "시내면세점 운영에 관한 세부적인 공고가 나오면 당연히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처럼 대기업들이 시내면세점 진출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시내면세점의 메리트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거라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신규 면세점의 경우, 기존 면세점의 영업권과 동떨어진 지역에 허가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그 이유다. 즉, 입지적 조건이 기존 명동 등 핵심 상권에 위치한 면세점에 비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재 면세업계 양대산맥인 롯데와 신라가 경쟁구도 심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다소 여유 있는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서면 이전에 비해 경쟁구도가 강화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면세사업의 성패여부를 결정 짓는 핵심은 입지 조건"이라며 "면세점의 주요 매출원인 요우커들의 동선과 떨어질 경우 사업 진행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신규면세점 진출 업체들 사이에서도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작전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