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사살한 백인 경관에 대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로버트 매컬러크 세인투루이스 카운티 검사는 24일(현지시간) 저녁 기자회견을 열고 대런 윌슨 경관에 대해 기소할만한 근거가 없다며 대배심이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대런 윌슨 경관은 지난 8월9일 미부장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쏴 사살했다. 당시 브라운은 손을 머리 위로 든 상태에서 최소 6발 이상의 총을 맞아 사망해 경찰의 인종차별에 따른 과잉진압 논란을 일으켰다.
백인 9명과 흑인 3명 등 모두 12명으로 구성된 대배심은 지난 8월20일 진상조사에 착수해 매주 목격자 증언과 부검의 소견, 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 등 여러 자료를 살피며 윌슨 경관의 기소를 심의해왔다.
브라운 유족 측은 이번 결정에 대해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브라운 유족 측과 시위대는 윌슨 경관이 인종차별로 무고한 시민을 사살했다며 반드시 기소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브라운의 사망 이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퍼거슨을 점거, 소요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으며 퍼거슨시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TV 연설을 통해 "(퍼거슨 사태는) 우리 사회가 여전히 마주하고 있는 큰 문제를 말하고 있다"면서도 "대배심의 결정을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이트루이스 카운디 대배심이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을 총으로 쏴 사살한 경관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밝히자 이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통신)
브라운 유족도 시위대에게 비폭력적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음에도 이날 퍼거슨 경찰청 앞에 모인 시위대는 검찰의 불기소 결정 이후 병과 캔을 집어던지는 등 격렬한 항의를 표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위 현장에서 총성이 들리고 차량이 불타기도 했다.
경찰은 격앙된 시위대에 대응해 최루탄을 발사했고, 시위대를 막기 위해 트럭 등을 배치하면서 퍼거슨 인근 지역에서 시위가 격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법원 청사 인근에 모인 30여명의 시위대는 비교적 평화로운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갔다. 시카고에서도 수십명의 시위대가 경찰 청사 건물 앞에 모여 항의를 표현하는 노래를 부르고 시카고 경찰에 의해 사망한 흑인들의 이름을 부르는 등 시위를 진행했다.
시카고에서는 이달 초 교통사고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에 입원중이던 20대 흑인 남성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해 논란이 생긴 바 있다.
시위대를 주도하고 있는 마이클 맥피어슨은 "경찰이 죽여서는 안된 사람을 죽이는 것을 보면서 시위대는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사람들은 매우 분노한 상태며 마이클 부라운 사건이 긴장감을 더 확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