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광범기자] 지난 21일 출범한 방위사업 비리 정부합동수사단(합수단)이 수사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수사 보안과 더불어 군사 기밀 유출의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기동 합수단장(고양지청장)은 합수단원들에게 보안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단장 스스로 보안 문제를 직접 챙기는 상황이다. 군에 대한 수사이니만큼, 예상되는 수사의 어려움과 수사 과정에서의 군사 기밀유출을 우려한 조치다.
김 단장을 보안을 위해 아예 합수단 내에 보안을 전담할 보안관리팀을 구성했다. 보안팀은 수사 정보의 외부 유출을 막기 위해 이동저장장치의 반입을 금지하고, 합수단원들에게 보안각서를 받는 등 수사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인원은 김 단장을 포함해 4명이다.
합수단은 아울러 7개 정부기관에서 파견된 합수단의 다양한 인적 구성으로 인한 보안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파견된 직원들은 합수단 외부에 수사 정보를 보고할 경우 사전에 김 단장에게 반드시 보고하도록 했다. 합수단 공보 책임자인 문홍성 1팀장(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은 "파견된 단원들이 합수단 이외에 보고하지 않도록 각 기관별로 내부 조율이 됐다"고 강조했다.
합수단은 군에서 파견된 군 검찰관들을 통한 수사 정보 유출 우려에 대해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문 팀장은 "(파견된 군 검찰관들은) 방위사업 관련 비리 수사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목표를 갖고 나오신 분들"이라며 "국방부 내부적으로도 (이와 관련한) 철저한 지시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 팀장은 "(파견된 군 검찰관들은) 방위사업 부분 수사 경험이 우리보다 많다. 국방부에서 엄선해 보낸 분들이라 아주 협조가 잘 되고 있다"며 "팀워크가 중요한 단계라는 걸 그 분들도 잘 알고 오셨다. 잘 협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합수단의 이 같은 자세는 본격적인 수사를 진행하며, 군을 최대한 자극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 군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수사 상황이 언론에 노출될 경우, 조직적인 은폐 행위가 있을 수 있다. 또 수사 상황 보도를 통해 군의 조직적인 반발을 살 수 도 있다. 일부 '군사 기밀'이 언론을 통해 흘러나올 경우, 군에서 이를 구실 삼아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합수단은 현재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관련 법조문을 보거나, 기존 통영함 수사 정보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내주 장소 마련과 보안시설 구비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문 팀장은 수사 착수 시점에 대해서 "처음 준비 단계에 몇 주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위사업 비리 수사는 복잡하고 구조적인 수사가 많다. 우리가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김 단장도 '장기간에 걸쳐 긴 호흡으로 간다'고 말했던 점을 감안하면 조금 더 (준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