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길목에서 만나는 시..문화콘서트 ‘락포엠’

입력 : 2014-11-27 오후 1:41:15
[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 ‘락포엠’이 26일 서울 아르떼홀에서 진행됐다. ‘눈 내리는 겨울을 건너다’라는 주제 아래 펼쳐진 이날 행사에 관객들은 뜨거운 열기로 화답했다.
 
시와 낭송 외에 다양한 장르의 문화를 전하는 이 행사는 9번째 시간을 맞아 조선 후기의 군사훈련장면을 묘사한 전통 춤 ‘훈령무’로 문을 열었다. 손상욱 무용가의 역동적인 춤사위가 한민족의 한과 흥을 동시에 전하며 관객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뒤이어 등장한 윤옥여 낭송가는 눈과 겨울이라는 열쇳말에 맞춰 안도현 시인의 ‘첫 눈 오는 날 만나자’를 낭송해 관객의 시심을 한껏 드높였다.
 
시와 성악의 만남도 이어졌다. 테너 김병진은 김효근의 시 ‘눈’과 오페라 투란도트 중 ‘공주는 잠 못 이루고’로 각각 서정적 매력과 남성적 매력을 뽐냈다. 시마을 낭송작가협회 소속 낭송가 12인의 합송도 있었다. 이정하 시인의 시 ‘첫 눈’, 안도현 시인의 시 ‘겨울 강가에서’ 등이 여러 사람의 목소리를 거쳐 소개되며 독특한 시감상의 경험을 제공했다.
 
예술가의 시 세계를 엿보는 시인과의 대화 시간에는 초대손님으로 손택수 시인이 함께 했다. 손 시인은 자작시 ‘공연한 일들이 좀 있어야겠다’를 낭송한 후 관객과의 대화를 이어갔다. 손씨는 “쓸모로만 이뤄진 세상에서 시는 어쩌면 쓸모 없음의 아름다움을 찾아다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면서 “시나 문학이라는 것은 여유가 있을 때 찾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람으로서 잘 살기 위해 늘 함께 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객이 무대에 올라 직접 시를 읊을 수 있는 ‘관객 시낭송’ 시간에 이르자 열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마지막으로 가수 이창휘가 ‘겨울 아침 창가에서’, ‘사람이 좋다’를 부르며 행사의 대미를 장식했다. 녹화 방송으로 진행된 이날 프로그램은 오는 12월 6일 토마토TV를 통해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사진=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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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볏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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