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글로벌 해운시장의 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글로벌 상위선사를 중심으로 얼라이언스(전략적 제휴)를 통한 편 가르기가 시작된 가운데 초대형컨테이너선을 확보해 단위비용을 낮추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 세계에서 가장 많은 컨테이너 물량을 담당하는 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로 물동량 증가세가 꺾이면서 비용을 낮춰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운시장은 최근 2M, O3, G6, CKYHE 등 4대 얼라이언스로 재편됐다.
기존에는 'CKYHE', 'G6'가 대표적인 해운 얼라이언스였지만 올 들어 세계 1,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합작해 '2M'을 결성하고 CMA CGM, 차이나쉬핑, UASC 등 세 개의 선사가 'O3'를 설립하면서 4강 구도로 시장이 재편됐다. '2M'과 'O3'의 정식 출범은 각각 내년 1월과 3월로 예정돼 있다.
이들 4대 얼라이언스는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잇따라 발주하는 등 몸집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선박이 클수록 한 번에 적재할 수 있는 컨테이너 수가 많아지고, 최신 선박일수록 연비가 높아 연료비 절감 효과도 뛰어나기 때문이다.
지난달 세계 1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는 내년부터 향후 5년간 150억달러 규모의 신조선 발주 계획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10년에 있었던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Triple E 30척 투자계획 이후 4년 만의 대규모 신조선 투자 발표다.
이번에는 2010년 당시 보다 규모가 더 커졌다. 150억달러는 단순 계산해도 1만TEU급 컨테이너선 150척에 달하는 양이다.
머스크는 선제적인 신조선 발주를 통해 해운 불황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대표적인 선사로 알려져 있다. 국내 대표선사인
한진해운(117930)과
현대상선(011200)이 최근 몇 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는 사이 머스크는 최근 몇 분기 동안 호황기에 버금가는 많은 이익을 내고 있다.
3분기 머스크의 컨테이너선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7억4000만달러, 매출액은 4% 증가한 70억7400만달러를 기록했다.
선사들이 초대형 선박 확보에 열을 올리면서 각 항로별 평균 선박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세계적인 해운시장 분석기관인 영국 드류어리(Drewry)에 따르면 북미항로와 유럽항로의 올 2분기 선박 평균규모는 각각 6289TEU, 1만203TEU로 지난해 1분기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내년 4대 얼라이언스의 초대형 선박이 항로에 투입될 경우 북미서안 7472TEU, 북미동안 6346TEU, 유럽 1만2944TEU로 선박 평균 규모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년 세계 경기 회복으로 인한 컨테이너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선사들 간 경쟁은 더 치열해져 운임 상승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북미서안의 경우 1.3% 북미동안은 1.8%, 유럽은 1.0% 상승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전형진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운시장분석센터장은 “(4대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향후 코스트 리더쉽 확보를 위한 무한 경쟁이 전개될 것”이라며 “독립선사 및 초대형선박이 부족한 선사는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