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2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코넥스 상장 활성화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크라우드펀딩 제도 도입을 통한 모험자본 조달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정부는 코넥스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벤처기업의 투자수요 기반을 확충하기 위한 지원 방안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2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코스닥 상장 기업 및 유관기관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코넥스시장은 자본시장을 통해 창업초기 중소, 벤처기업의 자금조달을 돕기 위한 대표적 노력"이라며 이같이 다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금융위 자본시장국 관계자들을 비롯해 코넥스 상장(예비) 기업 대표 15명, 코넥스협회장, 크라우드펀딩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코넥스시장은 지난해 7월 개설됐다. 1년 반 사이 상장 기업 수는 21개에서 67개(11월30일 기준)로 늘었고, 시가총액은 4689억원에서 1조4270억원으로 증가했다. 당국에서는 시장 개설 후 코넥스시장 보완 대책, 기업 상장 활성화 방안 등을 내놨다.
상장기업 일부는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아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기도 했지만 투자활성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특히 일반투자자 기본예탁금 3억원에 대한 한도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코넥스 상장 기업 대표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코넥스에 상장한 한 인터넷 교육업체 대표는 "상장한 후 1년여가 지났지만, 주주 대부분이 특수관계인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라며 "(코넥스) 시장 활성화를 위한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신용평가 기준에 코넥스 상장 기업은 단지 비상장기업으로 분류돼 있을 뿐"이라며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는 기반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현재는 기술 등급만 보고 금융권에서의 펀딩 규모나 금리 혜택이 결정되고 있는데, 유관기관과 기술 가치 평가에 대해서 고민하고 있어 내년쯤 (보완)시스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장사 대표는 "직원이 20명이 채 안되는 기업인 만큼 직원들의 애사심이 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사주를 살 수 있는 기회가 (3억원 한도 때문에) 없어서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신 위원장은 "직원들의 주식 매수에 대한 고충을 함께 고민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표들이 "일각에서는 상장사 '서자' 취급을 하고 있어 서운하다"고 말한 데 대해 "가장 마음 아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은 코넥스에 상장 예정인 기업 대표들도 참석했다.
상장이 확정된 엘스트로의 김우섭 대표는 "오늘과 같은 자리를 자주 마련해 코넥스시장 상장사들이 느끼는 고충이 무엇인지 공감해달라"고 당부했다.
김군호 코넥스협회 회장은 "기관투자자들이 코넥스 기업의 전환사채(CB) 투자에 대해 매우 신중해진 시점"이라며 "일부 매물폭탄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기업 관계자들의 고민이 대체로 기본예탁금으로 귀결되는데, 이는 암묵적으로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한 우려감의 표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기관별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각 지역, 산업별로 코넥스 상장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며 "거래활성화를 위해서는 오늘 나온 얘기들이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신 위원장은 크라우드펀딩 제도 도입에 대한 계획도 밝혔다.
그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지난해 6월 발의됐지만, 투자자 보호 등의 문제로 국회에 계류중"이라며 "빠른 시간 안에 법안이 통과돼 크라우드펀딩이 창의적 기업의 자금조달 수단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