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만일 조현아 부사장이 일반 승객이었다면 대한항공은 어떻게 대처 했을까. 비행기에서 강제로 내리게 됐을까, 아니면 도착 후 경찰에 인계됐을까, 벌금 처분을 받았을까.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뉴스토마토DB)
항공업계에서 말하는 조 부사장의 법령위반 가능성은 크게 두 가지다. 기장에게 활주로에서 다시 탑승게이트로 이동하는 램프리턴을 지시한 부분과 기내난동.
기장에게 회항을 지시하는 경우에는 명백히 월권행위다. 항공법상 기내의 모든 권한과 지시는 기장에게 있다. 조 부사장이 항공기 밖에서는 경영권자로서 우위에 있다 해도 기내에서만큼은 엄밀히 승객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두고 "기장과 협의했다"고 해명하고 있지만, 상식적으로 협의가 될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이 남는다.
또 다른 조 부사장의 법령 위반 부분은 기내 난동이다. 문을 닫은 기내에서는 발생한 고성으로 인해 다른 승객들의 공포심이 커질 수 있다. 당시 이코노미석까지 조 부사장의 고성이 들렸다 하니 승객들은 당연히 불안함을 느꼈거나 불쾌했을게 뻔하다.
현행 항공보안법에서는 폭언이나 고성방가 등 소란행위도 항공기 안전운항을 저해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있다. 이를 어기면 2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또 항공보안법상 기장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승무원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명시돼 있다.
심각한 경우 비행기에서 강제로 쫓겨 나거나 입국 후 경찰에 인계 되기도 한다. 당시 상황이 어찌됐든 기장이 램프리턴을 결정했기 때문에 기내 난동을 적용해 처벌 할 수도 있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기내 폭행, 협박 등 안전저해 행위와 관련해 공항 현장에서 즉각적이고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항공기 내부에서 안전을 저해하는 행위는 어떠한 것이든 강경하게 대응한다는 의미다.
이 때문이었는지 대한항공도 램프리턴은 과도한 조치였다고 인정했다.
대한항공은 사과문을 통해 "비상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항공기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 승무원을 하기시킨 점은 지나친 행동"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번 땅콩회항은 안전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승객 서비스와 안전을 책임지는 사무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업무 공백이 생겼음이 당연하다.
정윤식 청주대 항공운항과 교수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문제로 램프리턴해 승무원을 내리고 가겠다는 것은 비행준비, 안전한 비행을 준비하는 체계가 이미 무너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관계자들을 통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으며, 오는 10일 안으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법령위반에 대한 항공사 등에 제재조치를 취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