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올해 주가가 하락했음에도 국내 30대 부호 가문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는 15조원(16.1%) 이상 증가한 112조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11에서 1986으로 25포인트(1.2%) 낮아졌지만, 30대 가문 대주주 일가의 지분가치는 하루 평균 425억원씩 증가했다.
대주주 일가의 보유 지분가치 총액은 범삼성가가 27조6000억원으로 부동의 1위였고, 범현대가가 17조4000억원으로 2위, 범LG가가 10조원으로 3위였다.
연초대비 증가액은 범 삼성가가 6조2000억원(28.8%)으로 1위였고, 이재용 부회장 등 3남매의 지분가치가 5조원 이상 늘어나며 절대액을 차지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일가가 4조4000억원(147.4%)으로 2위, 다음카카오 김범수 의장 일가가 1조9000억원(1714%)으로 3위를 차지했다.
11일 CEO스코어가 재계 대주주 일가의 주식자산을 조사한 결과, 상위 30대 부호 가문 일가의 보유 지분가치가 111조7300억원(5일 종가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분을 보유한 30대 부호 가문의 구성원은 728명으로, 1인당 평균 1530억원 규모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이들의 지분가치는 지난해 말 96조2300억원에서 15조5000억원(16.1%)이 증가했다. 대주주 일가 수도 703명에서 728명으로 늘었다.
보유 지분가치가 가장 큰 곳은 범삼성가로, 이건희 회장과 친인척 27명의 보유 지분 평가액이 27조6300억원에 달했다. 30대 부호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7%로, 지난해 말 22.3%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2위는 범현대가로 17조3500억원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말 18조4000억원에 비해서는 1조원(5.6%)이 감소했다.
범LG가는 10조500억원으로 3위였고, 아모레(7조4400억원)가 SK(5조2800억원)를 꺾고 4위를 차지했다.
1년 새 지분가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가문은 범삼성가(삼성·CJ·신세계·한솔)로 지난해 말 21조4500억원에서 27조6300억원으로 6조1800억원(28.8%)이 늘어났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1.25%와 25.10%의 지분을 보유한 삼성SDS와 제일모직의 상장에 힘입어 주식가치가 3조2400억원 늘었다. 이는 범삼성가 증가분의 절반이 넘는 규모다.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두 회사의 상장 효과로 주식가치가 1조원 이상씩 증가했다. 제일모직의 주식가치는 공모가(5만3000원)로 계산했으며, 오는 18일 상장 이후에는 이재용 3남매의 보유 지분가치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액 2위는 아모레(아모레퍼시픽·태평양개발)로,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가 3조원에서 7조4400억원으로 2배 이상 커졌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주식가치가 2조7200억원에서 6조8400억원으로 4조1200억원(151.7%) 늘어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아모레G 주가가 1년 새 46만5000원에서 117만7000원으로 153.1%나 급등했기 때문이다. 서 회장은 이 회사 지분 55.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황제주’로 불리며 같은 기간 100만원에서 247만6000원으로 147.6% 오른 아모레퍼시픽 지분도 10.72% 가지고 있다.
3위는 다음카카오로 대주주 일가인 김범수 의장의 지분가치가 1000억원에서 1조9700억원으로 무려 18배나 뛰었다. 김 의장은 지난 10월 카카오톡과 다음커뮤니케이션즈의 합병법인 다음카카오 지분 21.7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SK는 SK C&C의 주가 상승 덕에 최태원 회장 등 대주주 일가 지분가치가 1조6900억원 오르며 4위를 차지했고, 범LG는 1조1500억원 상승하며 5위에 올랐다.
30대 부호 가문 중 대주주 일가의 주식가치가 증가한 곳은 18곳이었고, 감소한 곳은 12곳이었다.
개인별로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12조900억원으로 주식부자 1위였고,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6조8400억원)이 정몽구 현대차 회장(6조2000억원)을 제치고 2위로 뛰어올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조8300억원)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4조1200억원)이 4~5위를 차지했고, 최태원 SK 회장(3조7400억원)이 그 뒤를 이었다. 1조원 이상의 주식부호는 25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5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