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제조업 경기가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16일 HSBC는 중국의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49.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직전월 확정치 50을 하회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이 예상한 49.9도 밑도는 결과다.
이로써 제조업 PMI는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경기 위축·확장을 가르는 50선을 하회하게 됐다.
◇중국 제조업 PMI 변동 추이(자료=마르키트이코노믹스)
제조업 부진은 중국 정부의 각종 정책적 지원에도 내수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세부 항목 가운데 신규주문지수는 49.6으로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50선 밑으로 떨어졌다. 확장에서 위축 국면으로 돌아선 것이다.
생산지수도 직전월의 49.6에서 49.7로 높아졌음에도 두 달 연속 위축 국면은 벗어나지 못했다. 고용지수 역시 50선 밑에 머물렀지만, 신규수출지수의 확장세는 직전월에 비해 가팔라졌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달에도 제조업 경기가 악화됐다"며 "계속되는 디플레이션 압력이 취약한 수요를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내수 침체로 인해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년 만에 가장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고조시켰다. 또 올 한해 평균 CPI는 2%를 넘기기 힘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당국의 목표치 3.5%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CPI만이 문제가 아니다.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33개월째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곳곳에서 경기 침체가 포착되면서 중국 정부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7.5% 달성에도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11월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동기 대비 6.78% 성장하는 데 그쳤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난 10월의 6.91%를 하회하는 수준이다. 지난 8~11월 GDP 성장률은 7%를 하회해 올해 목표치 7.5%에 못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타오 동 크레디트스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몇 분기 동안 정부가 주도한 인프라 투자에도 불구하고 중국 경제 성장세는 또 한번 둔화될 것"이라며 "다만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추가 경기 부양책 시행에 대한 중국 정부의 부담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2년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1년 만기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는 각각 25bp, 40bp 낮아졌다.
블룸버그 설문 조사에서는 현재 20% 수준인 중국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 역시 내년 1분기에 19.5%, 2분기에 19%까지 인하될 것으로 예측됐다.
다리우스 코왈츠크 크레디트아그리콜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지표 결과는 제조업 부문의 하강 압력이 가중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책 당국은 경착륙이 아닌 연착륙을 확보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