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혁신도시 전세난 '일촉즉발'

부산 대연혁신도시 전셋값 1년 만에 1억4천만원 '껑충'
공공기관 이전 본격화..세 줬던 종사자 "재계약 NO"

입력 : 2014-12-22 오후 5:55:31
[뉴스토마토 방서후기자] #지난해 7월 부산 대연혁신도시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한 A씨는 내년 재계약을 앞두고 큰 고민에 빠졌다. 전세 물건이 귀한 탓에 가격이 1억원 이상 오른데다, 설상가상으로 공공기관 종사자인 집주인이 기관 이전과 함께 이사를 앞두고 있어 재계약를 해줄 수 없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화 되면서 인근 전세시장에 비상이 걸렸다.
 
공공기관 이전과 함께 관련 기관 종사자들의 이주가 시작되며 전셋값이 치솟고 있는데다, 다른 사람에게 세를 줬던 종사자들이 재계약을 할수 없게 되면서 매물이 부족해졌다.
 
22일 부산 대연동 공인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입주한 대연혁신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전용면적 84㎡ 전셋값은 입주 초기 2억원에서 3억4000만원 선으로 1년 여 만에 1억4000만원 뛰었다.
 
중소형 뿐 아니라 대형도 전세가 귀하다. 지난해 말 3억5000만원 선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던 전용 118㎡도 현재는 8000만원 오른 4억3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내년 7월 전세 계약이 만료되는 대연 힐스테이트 세입자 A씨는 "전세로 처음 입주할 때 보다 1억원 넘게 오른 걸 보니 그 때 그냥 매수를 했어야 하나 생각이 든다"며 "이제 와서 매매를 하려고 해도 매매가격 또한 너무 올라서 대출을 더 받아야 하나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대연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소형은 전세 물건이 없어 반전세로만 몇 개 있을 정도"라며 "입주 2년차에 나오는 물량이 소진되는 과정에서 전셋값이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석유공사와 산업인력공단 등 10개 기관이 이전하는 울산 우정혁신도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10월 입주를 시작한 우정혁신도시 에일린의뜰 2차 전용 84㎡는 1년 새 전셋값이 1억9000만원에서 2억4000만원으로 5000만원 올랐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 1년차 아파트는 전세가 잘 나오지 않는다"며 "입주가 임박한 아파트는 전세 물량이 있는 편이지만 매매와 가격 차이가 별로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강자로 군림한 대구 역시 혁신도시發 전세난에 몸살이다. 신용보증기금, 한국가스공사 등 11개 기관 3162명의 이주 수요가 있지만 대구혁신도시 입주물량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년 전 전세 시세가 1억5000만원 이었던 대구혁신도시 첫 입주아파트는 최근 2억3000만원에 전세가 거래됐다.
 
그러다보니 혁신도시 인근 대구 동구 각산동 일대는 아파트 외 다세대 전세도 물건이 나오는대로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각산동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가 나오는대로 계약이 되고 있어 손님들한테 전화로 먼저 확인하고 방문하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문제는 앞으로 혁신도시 입주 물량이 썩 여유롭지 않다는 데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4353가구의 집들이가 이뤄졌던 부산과 대구, 울산 등 영남권 혁신도시 입주 물량은 내년 1332가구로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 (자료=부동산114)
 
특히, 지난해 2304가구가 입주한 부산 혁신도시의 경우 올해와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아예 없고, 지난해 1699가구가 입주했던 울산 혁신도시는 올해 3925가구로 입주 물량이 늘었지만, 내년에는 424가구로 물량이 크게 줄어든다.
 
대구 혁신도시는 ▲2013년 350가구 ▲2014년 448가구 ▲2015년 908가구로 입주 물량이 조금씩 늘긴 하지만 3000명이 넘는 이주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부족하며, 제주도를 제외하면 혁신도시 입주 아파트가 가장 적다.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혁신도시는 정부 정책의 일환으로 조성되는 개발 호재이기 때문에 변동 가능성이 적고 투자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아서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인데 혁신도시가 완전히 조성되기 전까지는 기관 입주율이 낮고 아파트 공급이 제한적이어서 아직은 수요에 비해 물량이 부족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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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서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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