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40세 이상 남성에게 당뇨병 유병률이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 중년 남성이라면 이 '조용한 파괴자'를 경계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당뇨병을 앓고 있는 40대 남성 환자는 최근 5년(2008~2012년) 사이 10% 이상으로 급증했다.
운동부족, 식생활의 서구화, 스트레스 등으로 당뇨병 위험인자가 축적되면서 40대부터 발현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특히 병이 상당히 진행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자각증상을 느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당뇨병을 방치할 경우 합병증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이르는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정현경 단국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당뇨병의 관리와 치료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당뇨병이란 피 속의 포도당(혈당)이 높아서 소변으로 넘쳐 나오는 데서 지어진 병명이다.
포도당은 인슐린이라는 췌장호르몬의 도움을 받아 세포 안으로 들어가서 힘을 내는 데 쓰여야 한다. 반면 당뇨병 환자는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피 속에 머물러 있다.
정 교수는 "휘발유(포도당)가 차 안(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새어 나가고 있는 상태"라며 자동차에 빗대어 설명했다.
포도당은 우리 몸에서 연료 역할을 하는 에너지원이다. 혈당이 높은 환자들이 무기력감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피 속의 포도당이 세포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포도당 대사를 담당하는 인슐린이 제 역할을 못하기 때문이다.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는 원인은 제1형과 제2형으로 나뉜다.
제1형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잘 안 만들어지는 경우다. 제1형 당뇨병 또는 소아형 당뇨라고 부르는 상태로 인슐린을 주사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제2형은 성인형 당뇨병으로 비만이나 운동부족, 스트레스, 임신, 생활습관 이상과 관련이 깊다.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환자의 90%가 제2형에 속한다. 치료는 식이요법, 운동요법으로 관리하는 것과 함께 경구 약제를 투여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多尿)증, 물을 많이 마시는 다음(多飮)증, 음식을 많이 먹는 다식(多食)증이다. 포도당이 다량의 물을 끌고 나가기 때문에 소변을 많이 보고, 수분 부족으로 갈증을 느끼고 물을 많이 마신다. 또한 음식물이 에너지원이 되지 못한 탓에 공복감을 느끼고 음식을 많이 먹는다.
당뇨병의 진단이 늦어지거나 적극적인 치료를 받지 않고 방치한 경우에는 포도당을 많이 함유한 피가 서서히 혈관을 파괴하게 된다.
정 교수는 "혈관을 수도관에 비유하면, 찌꺼기가 많고 끈끈한 물(당이 높은 혈액) 때문에 수도관(혈관)이 지저분해져 막히기 쉬운 것과 같은 이치"라며 "당뇨병으로 혈관손상이 초래된 상태를 합병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만성 합병증으로는 실명, 혈액 투석, 발저림, 족부궤양, 하지 절단, 감염, 폐혈증, 심근경색, 뇌졸중 등이 꼽힌다. 급성 합병증으로는 고혈당성 혼수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다.
합병증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치료보다는 예방이 중점을 두는 것이 최선이다.
그는 "합병증을 예방하는 길은 당뇨병을 조기에 진단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뿐"이라며 "당뇨전문의와 반드시 상의해 정기적인 합병증 검진과 관리를 포함해 생활습관 개선방법 등 적절한 치료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출처=대한당뇨병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