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이른바 빅3의 전당대회 출마가 굳어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했던 새정치민주연합 성명파 의원들이 암중모색 중이다.
성명파 의원들은 24일 빅3의 대항마로 일컬어지고 있는 김부겸 전 의원과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조찬회동에 이어 추가 성명 발표 등 구체적인 행동은 없지만 상황 반전을 위한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불출마 요구 성명에 참가한 한 의원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김 전 의원과의 논의 내용에 대한 구체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당이 변화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고 위기 상황이라는 것을 공유하면서 같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미 지난 17일 기자들과 만나 "불출마하는 쪽으로 정리했다"고 밝힌 김 전 의원의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에 대해 "출마 등록 전이니까 모르는 것"이라며 '김부겸 카드'가 아직 살아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빅3 후보들이 불출마 요구에 대해 사실상 거부하면서 불출마 요구론이 소멸되고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소멸되는 지도 그 때(후보등록일)까지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성명에 참여한 또 다른 의원은 더 적극적으로 '컷오프 이변'을 예측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언론에서 29일 후보 등록을 하면 끝이라고 하는데 컷오프까지 있다. 개인적으로 컷오프 선거인단의 90% 정도 되는 원외위원장, 시장, 군수, 구청장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 (빅3 불출마론에) 공감한다"며 "세 분이 출마를 강행한다면 컷오프에서 최하 한 명 또는 두 명은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확신했다.
새정치연합 당헌에 따르면 컷오프 선거에 참여하는 당 중앙위원회는 당대표, 원내대표 등 당 주요 당직자들과 시·도당위원장, 소속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소속 시·도지사 및 시·도의회의장, 소속 구청장·시장·군수 등으로 구성되며 현재 약 350여 명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빅3'라는 가정 자체가 잘못됐다. 선거 여론과 선거인단에 포함되는 주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겉으로 말은 못 하지만 불출마론에 공감이 많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있다.
새정치연합 한 중진 의원은 '컷오프 이변' 가능성에 대해 "계파가 있으면 딱 기본 계산이 나온다"며 빅3 후보가 무난히 컷오프를 통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내에서 일고 있는 빅3에 대한 불출마 요구가 빅3라는 대세에 지장을 줄만한 변수는 아니라는 것이다.
성명파 의원들은 추가 성명 발표는 당장 계획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일찌감치 당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한 이인영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전략공천 개혁 폐지'를 공약하며 "당 대표에 출마하려는 모든 분들의 답변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내후년 있을 총선의 공천 과정을 관리하는 지도부가 선출되는 만큼 공천개혁 이슈를 선제적으로 주도해가려는 모양새다.
이 의원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최대 변화를 위해 최대 연대한다. 최대 연대해서 최대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정신을 갖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이 출마 여부를 확정하면 그에 맞춰 제 입장을 정리하겠다"며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경우에 따라서 구멍을 하나만 뚫는 것이 아니라 두 개를 뚫을 수도 있고 다 뚫을 수도 있다"며 "컷오프에서 우선 하나만 뚫어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하나로 맞춰가야 할 것이고 둘을 뚫을 수 있다고 하면 부분적으로 경쟁해서 판단하면서 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세균, 박지원, 문재인 의원의 내년 2월 전당대회 불출마를 요구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이 지난 21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