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방글아기자] 백화점과 홈쇼핑 등 대형 유통사들이 상품을 하나 팔 때마다 납품업체들로부터 30% 이상의 판매수수료를 떼어가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의류 상품에 대해판매수수료가 높게 부과됐는데, 같은 의류군이라도 해외명품 브랜드사 제품에는 훨씬 적은 수수료가 부과됐다.
26일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7개 백화점과 6개 전체 홈쇼핑사가 납품업체에 부과하는 평균 수수료율은 각각 28.3%, 34%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백화점은 전국에 매장을 3개 이상 보유한 ▲롯데 ▲신세계 ▲현대 ▲AK플라자 ▲갤러리아 ▲NC ▲동아 등 7곳이 조사대상이다.
이들 유통사가 부과하는 판매수수료는 상품군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났는데, 일반적으로 의류에서 높고, 도서과 가전·문구 등에서 낮았다.
백화점과 홈쇼핑 모두에서 셔츠·넥타이류에 가장 높은 판매수수료(각각 33.8%, 42%)가 부과됐다. 다음으로는 먼저 백화점에서 아동·유아용품(31.9%), 레저용품과 진·유니섹스(각각 31.5%), 남성캐주얼(31.2%) 등에서 판매수수료가 높았고, 홈쇼핑에서는 진·유니섹스(40.9%), 여성캐주얼(40.5%), 남성캐주얼(39.1%), 화장품(37.5%) 등의 순이다.
반면 도서·음반·악기류나 디지털기기, 대형가전 등에 대한 백화점 판매수수료율은 모두 15% 안팎이었다. 홈쇼핑에서는 여행상품(8.9%)을 제외하고 모든 상품군에 대한 판매수수료가 20%를 넘었다.
이처럼 상품군에 따라 판매수수료가 다르게 부과되는 데는 상품군별 다른 원가구조(판매 마진)와 업체에 따라 크게 벌어지는 백화점과의 가격협상력 차이가 있다. 실제 같은 의류군이라도 해외패션으로 분류된 상품군의 백화점 평균 판매수수료는 21.9% 정도로 10% 이상 낮았다.
이에 공정위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원가구조가 반영된 결과"라며 "TV나 냉장고 등 가전제품은 제조사 입장에서도 마진이 큰 품목들이 아니기 때문에 판매수수료를 최소화하도록 협상할 수밖에 없고, 의류는 이와 달리 마진이 높아 판매수수료가 높아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상품군별로 묶어 평균 판매수수료율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판매수수료는 납품업체와 유통사 간 계약에 따라 책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납품업체의 협상력 차이 때문에 달리 나타난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같은 해외명품이라도 국내 인지도 등에 따라 개별 판매수수료는 크게 다를 것"이라며 "유통사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들은 유치하기 원하니 이들에는 낮은 수수료율이 부과되고, 인기가 없는 브랜드는 해외명품이라도 대기업 상품 선에서 판매수수료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