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금융산업전망)'규제완화' 꿈꾸며 사업전략 짜는 2금융권

입력 : 2014-12-29 오후 2:00:00
[뉴스토마토 김민성기자] 카드업, 캐피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규제완화 분위기 속에서 각자의 먹거리를 찾으며 2015년을 맞이하고 있다.
 
카드업계는 '천송이코트'에서 시작된 간편결제, 핀테크(Fin-Tech) 열풍을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발빠른 준비가 한창이다. 캐피탈업계는 기업에 대한 여신만을 핵심업무로 담당하도록 한 금융당국의 일방통행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은 통합을 통한 대형화로 새판을 짜고 제2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카드社, 빅데이터·간편결제·핀테크에 사활걸고 '전력투구'
 
내년 카드 시장엔 그야말로 '빅뱅'이 기다리고 있다. 카드사 한 임원은 "거짓말을 조금 보태 깜빡 졸고나면 확 변해있다"며 "긴장하고 면밀히 준비하지 않으면 공멸한다"고 표현했다.
 
업계 1위 신한카드의 수장인 위성호 사장은 "더 이상 '플레이트(plate)'에 국한되지 말고 '스마트'를 지향할 시점이며 필요하다면 20년 넘게 체득한 카드 DNA(유전자)까지 버릴 각오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지갑 한자리를 차지했던 카드가 멀지않은 미래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강한 경고다.
 
다른 카드사들도 인식은 비슷하다. 초기엔 간편결제 도입, 결제대행업체(PG)의 정보 공유 등에 대해 미지근한 반응을 보였지만 대세를 거스를 순 없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복잡한 인증절차 없이 아이디(ID)와 비밀번호(PW)만으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진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29일, 현대카드는 30일, 하나카드는 31일부터 간편 결제 서비스를 선보인다. 
 
BC카드는 KT(030200)와 지불결제인증전문업체 브이피(VP), 3사간 협력을 통해 신용카드를 스마트폰에 직접 접촉함으로써 ‘인증’하거나, ‘결제’하는 ‘탭사인(TapSign)’ 서비스를 내놨다. 미리 등록해 놓은 카드를 본인 스마트폰에 터치하고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본인인증이 마무리된다.
 
금융당국도 보안성 심의 제도를 폐지하면서 핀테크 열풍에 힘을 보탰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이 핀테크 업체들의 신기술을 도입하기 전에 내부적으로 안전성을 검토하고 나중에 사고가 발생시 무거운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규제 틀이 바뀐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금력이 떨어지는 신생기업, 중소기업에겐 보안성심의는 '올가미'였다"며 "자율성 규제로 바뀌면서 핀테크 업체들이 신기술 도입 때 더욱 책임감을 갖고 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벼락맞은 캐피탈社, 수익성 올리려 해외로
 
2015년을 맞이하는 캐피탈업계는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여신전문금융법을 개정하면서 자산 규모에 따라 캐피털사의 겸업 업무인 개인신용대출 비중을 전체 자산의 10~20% 이내로 규제하고 기업금융에 집중하라는 주문을 내렸기 때문이다.
 
자산규모 2조원이 넘는 롯데캐피탈은 전체 자산의 20% 수준인 가계신용대출을 10% 이내로 낮춰야 한다. 특히 업계 금융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오토론이 가계신용대출과 더불어 겸업 업무로 분류됐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오토론 영업 역시 장담할 수가 없게 됐다.
 
국내사업이 어렵다보니 캐피탈사들은 해외진출과 신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를 등에 업고 있는 현대캐피탈이 가장 활발하다. 현대캐피탈의 올해 상반기 해외 대출자산(25조6000억원)은 국내 대출자산(20조원)을 넘어섰다.
 
내년엔 캐나다 현지에 법인을 설립하고 리스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울 영업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BS캐피탈은 올해 국내 캐피탈사 가운데 최초로 미얀마에 진출해 농기계, 오토바이, 학자금 대출 등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저축銀, 부실털고 먹거리 찾아 '날갯짓'
 
금융당국의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이 저축은행에겐 또다른 '기회'다. 캐피탈사들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금융에만 집중하면 저축은행은 개인대출 부문에서 영업 반경이 넓어질 수 있다.
 
가교저축은행 매각이 완료되고 저축은행 사태로 남아있던 부실도 대부분 털어낸 것도 긍정적인 전망에 한몫 보탠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그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매각, 유상증자, 통합 및 대형화로 살아남은 저축은행들은 더욱 강해진 편"이라고 강조했다. 
 
은행 등1금융권에서만 판매됐던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등도 내년부턴 본 궤도에 오른다.
 
OK,BS, IBK, 공평저축은행 등 7곳은 지난 10월 삼성화재와 방카슈랑스 판매제휴계약을 체결했다. 업권에서는 추후 다른 보험사와의 계약을 통해 상품군을 늘려 방카슈랑스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시킨다는 방침이다.
 
ⓒNews1
 
현재는 저축은행 가운데 48곳에서 체크카드 발급을 하고 있고 이르면 내년 1월엔 저축은행에서 순차적으로 신용카드와 후불 교통카드의 발급이 가능하다.
 
영업반경은 커진 데 대해 저축은행 업계의 의견은 엇갈린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건전성규제 완화는 빠진 채 방카슈랑스, 신용카드 취급업무가 추가된 건 '앙꼬 없는 찐빵'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 금리 우대 혜택과 함께 저축은행만의 부가서비스를 탑재한다면 신용카드와 연계한 다양한 먹거리를 개발할 수 있다"며 "저축은행이 옛 명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 보고 준비하면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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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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