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올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하며 창원시 마산야구장서 준플레이오프 경기가 치러졌다. ⓒNews1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33년 역사의 한국 프로야구에서 21세기에 창단한 팀은 세 팀이다. 2000년 창단한 SK와 2008년 선보인 넥센 그리고 2012년 새로 닻을 올린 NC다.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후발 주자들이 맹활약하며 형님팀들을 위협하는 모습이 돋보였다. 넥센은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6차전까지 향하는 접전을 보였고, NC는 1군 리그 진출 2년 만에 '가을야구'를 하는 팀이 됐다.
반면 지난 1982년 리그 출범 때부터 함께 했던 팀들은 삼성 외에는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넥센, 사상 최초 한국시리즈 진출
지난 시즌 넥센히어로즈는 정규시즌을 3위로 마무리하며 창단 이후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올시즌에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전력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넥센의 올해 활약상은 눈부셨다. 시즌 초반부터 최상위권을 유지했으며 결국 78승2무48패로 거뜬히 가을야구 무대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에서 NC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나왔고, 비록 분패하며 준우승에 그쳤지만 '절대강자'로 꼽히는 삼성과 6차전까지 대결하면서 끈질긴 모습을 보였다.
넥센의 좋은 성적은 올시즌 유일한 20승 투수인 밴헤켄(2위 KIA 양현종 16승, 3위 두산 니퍼트 14승)을 필두로 하는 투수진도 한몫 했지만 '타격의 힘'이 컸다.
넥센의 무서운 타격은 기록을 통해 여실히 드러난다. 홈런(199)과 타점(786), 득점(841)에서 1위에 올랐고 타율(0.298)도 삼성(0.30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장타율(0.509)과 출루율(0.382)을 합산한 수치인 OPS(0.891)도 압도적인 선두를 기록했다.
개인 기록은 더욱 뛰어났다. 서건창은 사상 최초로 단일 시즌 200안타를 달성했고(201안타), 박병호는 2003년 이후 11년 만에 50홈런을 넘긴(52홈런) 선수가 됐다.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로 40홈런을 기록했다.
◇넥센 히어로즈 선수들이 지난 11월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한 후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News1
◇NC, 1군 무대 2년 만에 포스트시즌
NC의 선전은 더욱 놀랍다.
2012년 퓨처스(2군)리그로 리그에 모습을 보인 NC는 지난해 1군에 처음 올라 7위로 선전했다. 이어 올해는 1군 진출 2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오르는 대기록을 써냈다. 지난 1998년 빙그레 이글스(한화 이글스 전신)가 기록한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앞선다.
NC는 선발이 돋보이는 팀이다. 찰리 쉬렉(12승8패), 에릭 해커(8승8패), 테드 웨버(9승6패), 이재학(10승9패)이 버티는 선발은 상대팀에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특히 찰리는 지난 6월24일 LG를 상대로 하는 노히트노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외국인선수 최초이자 지난 2000년 한화 송진우에 이어 14년 만에 나온 기록이었다.
타격도 선발진에 못지 않았다. 테임즈(37홈런 121타점, 타율 3할4푼3리)와 나성범(30홈런 101타점, 타율 3할2푼9리)을 축으로 베테랑과 신예가 조화를 이뤘다. 나성범은 데뷔 2시즌 만에 '3할-30홈런-100타점' 기록도 썼다.
◇선동열 KIA타이거즈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안고 10월25일 오후 감독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News1
◇'원년팀' 롯데·두산·KIA, 포스트시즌 탈락
반면 1982년 리그 출범부터 명맥을 이어온 전통의 팀들은 아쉬운 해를 보내야 했다.
1982년 원년 우승팀이자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인 두산은 2011년 이후 3시즌 만에 가을에 쉬게 됐다. 올시즌 후반까지 경우의 수를 따지며 가을야구 희망을 놓지 않았지만 결국 막판에 잇단 패배를 겪으면서 6위로 시즌을 마쳤다.
롯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끝내 실패했다. 2008~2012년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며 팬들의 기대를 높였던 롯데는 2년 연속 고배를 마셨다.
전신인 해태타이거즈 시절을 포함해 한국시리즈를 10회나 제패한 KIA는 2012년 이후 3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의 아쉬움을 낳았다. 지난해 NC보다 뒤진 8위로 마쳐 팬들의 비난을 받았던 KIA는 올해도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결국 이들 세 팀과 '21세기 신흥 강호'로 꼽히던 SK, 꼴찌의 수모를 겪은 한화는 시즌을 마치고 감독을 교체했다. 두산 송일수 전 감독은 첫해 만에 바로 경질됐고 KIA 선동렬 전 감독은 재계약 엿새 만에 여론에 밀려 결국 사퇴를 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