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달 19일 LG유플러스에서 열린 `IT-금융 융합을 위한 제2차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유지승기자] 금융당국이 올해를 ‘핀테크의 해’로 정하고 핀테크 발전의 걸림돌인 각종 규제완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보안 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핀테크 도입으로 결제 방식이 간소화되고 편리해지는 만큼, 보안에 대한 전제가 확실히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우선 핀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보안성 심의와 같은 사전적 규제를 점차 없애 업계의 자율성을 확대하되, 나중에 문제가 생기면 엄중하게 처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사후점검을 강화하겠다는 방침 외에 아직 보안 대책에 대한 구체적 방안은 나오지 않은 상태로, 이달 중 종합적인 IT.금융융합 지원방안을 마련해 보안 문제 등 전반적인 핀테크 정책 방향의 로드맵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핀테크 보안 문제와 관련해 얼마나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사후점검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의 방침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핀테크 산업의 진입장벽을 낮춰 자율적으로 국내 시장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소비자 보호를 위해 금융사고 발생시 금융사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 금융사고를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보안연구원의 한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모든 금융사와 카드사의 관련 시스템을 일일이 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사후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엄하게 제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핀테크를 이미 도입한 미국 등 외국의 경우 보안 문제가 제기됐을 때 금융사의 책임을 묻는 방식"이라며 "금융회사들이 스스로 보안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투자에 적극 나서도록 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는 금융사기가 발생했을 때 법적으로 소비자가 그 피해를 명확히 입증해야 배상을 받을 수 있는 등 금융사의 책임 의무가 낮은데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윤해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도 "보안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도 감시, 감독 기능을 잘 해야겠지만, 각 금융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고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처럼 전자금융사고 발생시 금융사에 책임을 물어 자체적으로 보안에 대한 대응을 잘 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핀테크 관련 부처가 금융위, 방송통신위원회, 미래창조과학부, 한국은행 등으로 흩어져 있어 감독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현재 핀테크 관련 부처가 여러 곳이라 사고 발생시 책임소재를 가리기 어렵고,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있어 정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