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연초 중소형주의 선전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적 우려와 대외 불확실성이 강화되며 대형주가 휘청이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유가와 환율 변수에 대한 부담으로 대형주의 실적 기대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개별 모멘텀이 있는 중소형주 순환매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연초 이후 수익률 비교. (자료=한국거래소, 뉴스토마토)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해 개장이후코스피 지수는 1.73% 하락했다. 같은기간 대형주 지수는 1.85% 내렸다. 중형주 지수와 소형주 지수는 각각 0.15%, 0.07% 소폭 밀리며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반면 코스닥 지수는 이달 들어 2.93% 올랐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중소형주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에도 1월 효과는 대형주가 아닌 중소형주에 집중됐던 경향이 있기에, 올해도 중소형주의 1월 효과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1월에도 코스닥 지수는 3.04% 올랐고, 코스피 지수는 3.49%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형주 지수는 4.28% 내렸고, 중형주 지수는 0.08% 소폭 밀렸다. 소형주 지수는 3.25% 상승했다.
박석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효과의 대표적 요인 가운데 하나는 대형주보다 중소형주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다는 점"이라며 "이 같은 연초 중소형주의 상대적 강세는 한국과 미국 증시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현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연말에는 배당을 노린 자금이 유입되며 상대적으로 대형주의 강세가 눈에 띄고, 배당락 이후 연초에는 배당투자 자금의 매물화로 인해 중소형주의 상대 강도가 높게 나타나는 계절성이 반복돼 왔다"며 "최근 4년간의 연초 효과도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에 집중돼 있었다"고 진단했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월 효과는 지수가 아니라 주식의 사이즈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사이즈별 1월 수익률 추이. (자료=한국거래소, IBK투자증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새해 코스닥의 1월 효과가 기대된다"며 "실적의 주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적고, 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데다 수급 개선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달 초
삼성전자(005930)를 시작으로 대형주의 4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되는데, 최근까지 대형주의 실적 모멘텀 둔화가 이어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중소형주의 투자 매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박석현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되는 가운데 코스피 박스권 탈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올해도 연초 중소형주 상대적 강세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며 "대형주의 경우 실적 호전주로의 슬림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박정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익추정치와 매크로 모멘텀이 부재한 상황이기에 현재 시장 분위기는 지수에 대한 베팅보다 개별종목에 입각해 접근하자는 쪽"이라며 "특히 최근 3개월간 코스피가 상대적으로 코스닥을 아웃퍼폼했기에 대형주와 중소형주간의 로테이션 모멘텀이 상당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상반기 대형주 실적 시즌에 중소형주 선호현상은 금융위기 이후 일관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글로벌 이익 추정치 하향조정이 아직 진행 중이기에 대형주의 상승 전환은 다소 시간이 필요해 보이고, 이런 법칙이 이번에도 적용되면 1~2월은 코스피보다는 코스닥에 집중하는 것이 수익률 측면에서 낫다"고 전했다.
◇코스닥 1월 고점의 1월 시가대비 수익률.
(자료=한국거래소, KB투자증권)
과거 경험상 코스닥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도 존재한다는 의견이다.
김민규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 반복된 1월초 코스닥 상승 경험을 분석하면 이달 내 도달을 기대할 수 있는 단기상승여력은 570포인트까지로 예상한다"며 "또한 최근 2년간 하락추세를 끝맺었던 갭상승 이후 주가흐름을 보면 중기적 전고점인 588포인트까지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코스닥 시장 내 선별적인 접근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수급이 동시에 들어오는 업종과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이현주 연구원은 "중소형주에 집중된 1월 계절성과 대형주의 4분기 실적시즌 진입, 프로그램 매물화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해 볼 수 있지만 최근 높아진 가격 부담에 따라 단기적 변동성 확대 과정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에 전략적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수급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기관, 외국인 동시 순매수 업종.
(자료=Dataguide, NH투자증권 Portfolio솔루션부)
이 연구원은 "중소형주와 코스닥 시장 방향성의 키를 쥔 국내 기관의 매수세가 본격 유입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가 동반 유입되는 업종에 관심이 필요하다"며 "주로 IT와 방송서비스, 화학업종"이라고 전했다.
특히 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장비, 반도체 등 IT업종의 경우 수급 우위와 더불어 4분기 순이익 전망치도 동반 상향되고 있다는 점에서 당분간 코스닥 강세를 이끌 주도업종으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경민 연구원도 "코스닥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선호하는 업종과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IT하드웨어, 통신방송서비스, 소프트웨어, 디지털컨텐츠, 정보기기, 방송서비스는 외국인과 기관 모두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시 순매수 종목으로는
CJ오쇼핑(035760),
이오테크닉스(039030),
컴투스(078340),
인터파크INT(108790),
코나아이(052400),
KG이니시스(035600),
액토즈소프트(052790),
리홈쿠첸(014470),
심텍(036710),
루멘스(038060),
휴맥스(115160),
크레듀(067280),
원익머트리얼즈(104830),
토비스(051360),
KG모빌리언스(046440),
인터플렉스(051370),
코스온(069110),
STS반도체(036540),
아바텍(149950),
엘엠에스(073110),
유비쿼스(078070),
MDS테크(086960),
네패스(033640),
소리바다(053110) 등 24개를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