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안철수.."이제 할 말은 하겠다"

"전대, 공약경쟁으로 치열하게 붙어야"
"장 교수와는 미래·경제 뜻 같이할 것"

입력 : 2015-01-13 오후 4:42:37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지난해 7·30 재보선 패배 이후 당 대표직을 사퇴한 뒤 정치권과 거리를 뒀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안 의원은 13일 오전 10시부터 약 2시간동안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 교수 초청 좌담회를 열고 '40년 장기불황, 안철수의 한국경제 해법찾기' 두번째 자리를 이어갔다.
 
안 의원은 좌담회 시작 전 기자들과 만나 "대표직을 그만둔 이후 지난 5개월 동안 지도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저 나름대로의 생각을 이야기하지 않고 지냈다"며 "하지만 이제 전당대회도 시작됐고 대표도 뽑히게 되니 저는 저대로 여러가지 현안에 대해 제 의견을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최근 정동영 전 상임고문이 탈당과 함께 신당 창당준비에 들어간 것과 관련해 "결국 중요한 것은 우리당의 변화와 혁신"이라며 "전당대회가 그런 맥락에서 열려 후보들이 제대로 된 구체적인 공약을 내고, 공약 경쟁을 하면서 국민들의 관심 모으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당대회가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공약을 내고 어떤 일을 할지 치열하게 경쟁이 붙었다면 자연스럽게 국민 관심을 모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이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안철수가 묻고 장하성이 답하다' 신년 좌담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News1
 
◇장하성 "'계층투표' 해야 한국사회 발전"
 
이날 장 교수는 '고장난 한국경제 진단과 정의로운 경제만들기'를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현실을 ▲소득불평등 ▲양극화 ▲임금불평등 등의 지표를 들어 해석했다.
 
장 교수는 "한국의 자본주의는 중산층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중산층의 2/3가 저소득층으로 추락하고 있다"면서 "노동소득분배율도 계속해서 낮아지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의로운 한국 자본주의 구축을 위해서는 고장난 자본주의를 버릴 것인지 다시 고칠 것인지, 다시 고친다면 어떤 자본주의를 추구해야 할 것인지 선택이 필요하다며 '경제민주화'에 대해 언급했다.
 
장 교수는 "이번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때 '경제'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왔다"면서 "하지만 정작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걸었던 '경제민주화'는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들은 과거에 대한 향수가 아닌 계층을 통해 투표하고 자본을 통제해야 한다"며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은 한국 경제를 위해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가 정의로운 자본주의를 위해 가장 강조한 것은 '정치'였다. 그는 "정의로운 한국 자본주의는 정치적 실천을 누가 현실화 할 것인지에 달려있다"며 "이는 국민들의 선택(투표)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비의 작은 날개짓이 폭풍우와 같은 큰 변화를 유발한다는 '나비효과'를 언급하며 "정치권이 제대로 하고 있지 못하다면 국민들이 날개짓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표는 국민의 절대적 다수를 차지하는 중산층과 서민들이 자신의 계층에 속하는 투표를 하는 것에서 시작한다"며 "한국은 지금부터 경제적 계층 분화가 이뤄져야 하고 계층 대립이 이뤄져야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장하성과 다시 만난 안철수..'재결합설' 솔솔
 
한편 이날 좌담회에 초청된 장 교수는 안 의원의 최측근이었으나 안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하는 과정에서 관계가 소원해진 바 있다.
 
하지만 이날 장 교수가 안 의원의 초청을 받아들여 좌담회에 나오자 정치권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재결합설 등에 대해 "지금 경제가 어렵지 않나. 어떻게 40년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지 않을 수 있는지 나름대로 상황을 진단해보고자 좌담회를 마련한 것"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장 교수와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대한민국 미래와 경제에 대해 계속 의견들 나눠왔다"며 "다만 장 교수가 직접적인 정치활동 안하겠다고 여러번에 걸쳐 선언하셨기 때문에 직접적인 정치활동을 함께 하지는 못하지만 대한민국 미래와 경제에 대해서는 계속 논의하고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 역시 "내가 오늘 좌담회에 참석한다고 하니 또 안 전 대표와 놀려고 하느냐는 기사가 엄청 많았다. 대부분 정치적 해석"이었다며 "나는 안 의원을 도왔을 때도 그렇고 대선 때도 그랬고 현실정치를 할 생각이 전혀 없다. 그래서 재결합이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장 교수는 "대한민국을 함께 잘 살게 만들고자 한다면 나는 분명히 도울 것"이라며 "하지만 이를 정치라고 한다면 나는 현실정치는 안하지만 한국 경제를 위해 얼마든지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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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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