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로 시작해 '경제'로 끝난 김무성 기자회견(종합)

기자회견문 80%가 경기침체·경제살리기
개헌·수첩파문 등 주요현안 답변 '어물쩍'

입력 : 2015-01-14 오후 3:50:16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신년 기자회견은 '경제침체'로 시작해 '경제살리기'로 끝났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강조하며 우리나라 경제도 일본식 장기불황의 코 앞까지 왔음을 재차 언급했고, 기자회견문의 약 80%는 경기침체, 경제살리기, 공공개혁 등에 할애됐다.
 
김 대표는 14일 오전 10시부터 약 1시간동안 국회 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완구 원내대표를 비롯해 주호영 정책위의장,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 이군현 사무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모두 참석했고 김영우, 권은희, 박대출 대변인 등 당 내 의원들이 대거 자리를 메웠다.
 
또 종합지와 경제지, 방송사, 지역지, 인터넷 언론 수십명의 국회 출입기자들이 회의실을 가득 메웠다.
 
김 대표는 연단 뒤에 써 있는 '새누리당의 경제 살리기는 새해에도 계속됩니다'라는 문구처럼 경제활성화와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경제를 역설하는 중간중간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과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중요성 등을 강조하기도 했지만 그간 정치권에서 논란을 일으켰던 '개헌'과 기업인 가석방, 당청관계, 선거구재획정 등의 이슈에 대해서는 선뜻 언급을 피했다. 기자들은 김 대표가 피하는 이슈에 포커스를 맞춰 질문 공세를 벌였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열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News1
 
김 대표는 당과 청와대의 관계에 높은 벽이 쳐진 것으로 보인다는 기자의 지적에 "당과 청와대는 한몸이며 공동운명체"라며 "집권여당은 정부의 성공을 위한 베이스캠프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과의) 소통이 좀 더 밀접할 필요가 있다고는 본다"면서도 "하지만 박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언제든 만나겠다고 말한만큼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불거진 김 대표의 '수첩파동'에 대해서는 "어느 자리에서 이 얘기를 듣고 하도 황당한 얘기어서 수첩에 메모했는데 신경쓰지 않고 있었는데 다른 메모를 찾다가 찍힌 것"이라며 "기가 막히다. 일부 매체는 제가 의도적으로 사진에 나오기 위해서 그랬다는 식으로 누명도 씌웠다"고 억울해했다.
 
당 내 계파갈등으로 임명이 미뤄지고 있는 박세일 여의도연구원장에 대해서는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은 국민대통합을 가장 중요한 슬로건으로 내걸고 당선됐다"면서 "당의 울타리를 미리 넓혀서 훌륭한 분들을 많이 모셔야하기 때문에 박세일씨를 여의도연구원장을 모셔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나름대로 절차를 다 밟았지만 당에서 반대하시는 분들과 대화를 더 많이 할 생각이다. (임명을) 조금 더 고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상하이발 개헌론'으로 홍역을 치뤘던 것에 대해서도 "먼 장래를 볼 때 개헌의 필요성은 우리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지금 당장 꺼야 할 발등의 불이 우리 앞에 와 있다. 경제살리기는 때를 놓치면 큰 고통"이라고 주장했다.
 
상하이발 개헌론이란 김 대표가 중국 상하이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에게 "정기국회가 끝나고 나면 개헌얘기가 봇물터지듯 나올 것"이라고 말했던 것을 의미한다.
 
한편 기업인 가석방과 관련해서는 기존에 취해온 입장에서 조금 거리를 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김 대표는 "저는 기업인 가석방이라는 단어를 쓴 적이 한번도 없다"면서 "심각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기업인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었다면 좋겠다고 얘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재벌들은 일반일들과 달리 특혜를 받아서도 안된다. 하지만 불이익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박 대통령의 뜻에 동참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곽보연 기자
곽보연기자의 다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