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강조' 서경배 회장..경쟁사로 이동하는 아모레맨들

입력 : 2015-01-16 오전 10:44:34
[뉴스토마토 김수경기자] "급성장의 가장 큰 터닝포인트는 인재 축적과 뛰어난 사람들을 확보한 것이다" (2014년 10월 중국 상하이뷰티사업장 준공 기념 기자간담회. 서경배 아모레퍼시픽(090430) 회장)
 
국내 뿐 아니라 중국에서 가파른 실적개선으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서경배 회장(사진)은 인재(人材)를 꼽았다.
 
하지만 최근 전통적인 '아모레맨'으로 통하며 수 십 년간 함께 회사를 키워온 배태랑급 인력들이 경쟁사로 이동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토니모리는 최근 두 차례나 사령탑을 교체했다. 두명 모두 아모레퍼시픽 출신이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에서 25년간 방문판매 업무를 전담한 화장품 마케팅 전문가인 오세한 사장을 영입했다. 오 사장이 7개월만에 갑작스럽게 사임하자 이번에는 올 초 아모레퍼시픽 출신을 또다시 사장으로 기용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30여년간 근무하며 고졸 출신으로 상무까지 오른 입지적인 인물로 알려진 호종환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내세웠다.
 
호 사장은 1983년 태평양 공채 출신으로 지난 2004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사인 에뛰드로 옮겨 지난 2012년까지 영업본부장(상무)을 역임한 배태랑 마케팅·영업 전문가다.
 
이미 업계 1위 더페이스샵 뿐 아니라 브랜드숍 주요 보직에서도 아모레퍼시픽 인사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는 상태다. 브랜드숍으로 이직한 아모레퍼시픽의 임원 대부분이 브랜드·마케팅 부문 출신이라는 점도 특징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아모레퍼시픽보다 높은 연봉을 주더라도 어떻게 해서든지 아모레퍼시픽에서 유능한 인력들을 빼오려고 한다"며 "아모레퍼시픽이 마케팅·영업전략 분야에서 만큼은 프리미엄이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화장품 OEM·ODM 업체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 이쪽은 주로 연구 인력들의 이동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한국콜마는 올 초 강학희 기술연구원장을 전격 영입했다. 강 연구원장은 전통적인 '아모레맨'으로 아모레퍼시픽에서만 30년 이상을 근무하며 기술연구원장까지 지냈다. 화장품 R&D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코스메라리카도 지난해 중국 소주에 현지 공장을 설립, 본격적인 글로벌 비즈니스 강화를 선언하면서 아모레퍼시픽 출신의 이영하, 조준철 소장을 영입했다. 선진화된 시스템 구축과 연구분야 인프라 구축에 힘을 싣기 위해 꺼내든 카드다.
 
이처럼 최근 배테랑급 인력들이 경쟁사로 이동이 잦아지자 서 회장은 임원단 회의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우수 인력들의 이탈은 결국 회사 자체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하는 만큼 민감한 사안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에대해 아모레퍼시픽 측은 앞서 언급된 이들이 현재 회사를 퇴사하거나 고문으로 활동중이었던 만큼 인력 유출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본인들의 의사에 따른 자발적인 재취업으로 회사와도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업계 내에서 임원진 등 인력 이동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부분이 아니겠냐"며 "특별히 인력관리에 있어서 소홀한 부분이 있어서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꾸준히 글로벌 마케팅 등 전략적인 부문에서 우수한 능력을 갖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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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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