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새해 처음으로 회동한 15일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이 작정한 듯 청와대를 향해 융단폭격을 날렸다.
문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새정치연합 당 대표실에서 진행된 양당 대표 및 원내대표 '2+2' 회동에서 "청와대가 와지끈 무너지고 있다. 공직기강의 본산이자 모범이 돼야하는 청와대가 비선실세 국정농단에 흔들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십상시 중 한명으로 알려진 일개 행정관이 국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것이 맞느냐"면서 "대명 천지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그 와중에서 너무 시달리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뜨거운 동지애 느낀다"고 위로했다.
이어서 그는 "세계일보에 처음으로 청와대 비선실세 보도가 나왔을 때 나는 '이게 간단하지 않다. 최선의 방법은 전광석화처럼 읍참마속하는 것'이라고 그렇게 얘기했다"며 "하지만 청와대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청와대는 총체적 공직기강 해이에 대해 국정전반에 걸친 쇄신을 해야한다"며 "여와 야가 모두 도울 준비가 돼 있으니 이번 기회를 계기로 철저하게 쇄신에 박차를 가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 이완구 원내대표(오른쪽 첫번째), 김학용 대표 비서실장이 15일 오전 새정치민주연합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의 회의실을 찾아 우윤근 원내대표, 조정식 사무총장과 손을 맞잡고 있다.ⓒNews1
새해 첫 지도부 회동에서 민생안정, 경제살리기 법안과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하고 왔던 새누리당은 강한 질타가 나오자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문 비대위원장에 앞서 모두발언을 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문 비대위원장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하신 말씀에 큰 감동을 받았다", "문 비대위원장과 우윤근 원내대표를 매우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였다.
이에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정쇄신'이라는 어젠다에 대해 야당 입장에 동의를 한다"면서 "여당과 청와대는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것이 여당의 책무지만, 건전한 비판을 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원내대표는 "다만 직위를 따졌을 때 눈치가 없는 사람들의 잘못으로 국가 기강이 무너진 것에 대해서는 저희들도 참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개선이 있어야 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칭찬도 며칠 들으면 참 그런 법인데 대통령 공격을 매일같이 하니까 너무 아프다. 문희상 비대위원장에게 부탁한다. 숨 쉴 틈을 좀 달라. 우리도 청와대와 얘기를 좀 하겠다. 야당의 바람이 무엇인지 대통령도 생각할 것"이라고 부탁했다.
이 원내대표의 말이 끝나자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여야는 서로 노력해서 숨통을 틔우고 있는데 청와대가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있다"며 "새해 벽두 이 좋은 자리에서 문 비대위원장과 제가 요구하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를 드래도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