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세금폭탄' 막아라..분주해진 새누리당

"예상치보다 세부담 많으면 상응 조치"
野 "세법개정 강행하더니 이제와 '뒷북'"

입력 : 2015-01-20 오후 12:13:23
[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직장인들 사이에서 '13월의 보너스'로 불리던 연말정산이 국회 세법개정으로 '13월의 세금폭탄'으로 둔갑하면서 새누리당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공무원연금제도 개혁을 적극 추진하며 이미 800만여명 공무원들의 공분을 샀는데 연말정산으로 세금폭탄을 맞는 중산층 가구가 늘어나면서 불만이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
 
새누리당은 20일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열고 연말정산 환급액 축소와 관련해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나성린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올해 연말정산에서 환급액이 축소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세법개정에서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꾸면서 이미 예견된 부분"이라며 "하지만 지금 국민들의 불만은 중상층의 경우 세부담이 예상보다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나 부의장은 "중상층의 경우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거나 늘어나도 조금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일부에서 예상보다 많이 늘어났다"며 "또 고소득층도 개인의 특성에 따라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경우가 집중 보도되고 있어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해보는 사람이 예상보다 더 많은 상황에서 22일 연말정산이 완료되면 조금 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새누리당은 일단 정부 예상치보다 세부담 늘어난 사람이 많다면 정부 자료를 기반으로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또 "다자녀와 독신자 가구의 연말정산 환급액 축소분이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주장하는 세액공제율 인상안에 대해서는 "세수손실이 크고 오히려 고소득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며 "대책마련은 필요하다. 연말정산이 끝나면 확실한 그림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는 "옛말에 '줬다가 뺏으면 엉덩이에 뿔난다'는 말이 있다"며 "현재 국민들의 목소리가 이렇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국민들이 수용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새누리당 나성린 정책위부의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말정산 환급액 관련 발언하고 있다.ⓒNews1
 
새누리당 내부에서는 '13월의 세금폭탄' 책임을 여당에만 전가하는 야당을 향해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주호영 정책위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 연말정산은 기존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첫 해기 때문에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면서 "소득공제는 고소득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세액공제로 가는 것이 맞다는 전문가 의견이 많아서 여야가 합의로 세법을 개정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점은 여야 '합의'에 찍혔다. 야당이 '13월 세금폭탄'의 책임을 정부여당의 강행처리로 몰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새정치연합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13월 세금폭탄의 원인인 2013년 세법개정은 당시 거의 모든 근로소득자들의 세금부담 증가를 우려해 야당 의원들이 끝까지 저지하려 했지만 정부여당이 강행처리했다"며 "그랬던 여당이 지금와서 보완대책을 얘기하니 뒷북도 이런 뒷북이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완주 원내대변인도 정부여당을 향해 "대기업 직원 세금은 올려도 되고 대기업 법인세 원상회복은 절대 안 된다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대기업 사내 유보금은 수백조원에 달해 넘쳐나고 있는데 직장인들은 가계부채로 허덕이는 현실은 뭔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 정부 서울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실제 연말정산 결과를 바탕으로 소득계층간 세부담 증감 및 형평성 등을 고려해 세부담이 적정화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중 간이세액표 개정을 통해 개인별 특성 등이 보다 정교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고 추가납부세액이 발생하는 경우 분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보완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연말정산을 둘러싼 '13월의 세금폭탄' 논란과 관련, "2월 임시국회에서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공청회를 통해 세수추계를 엄밀히 따진 다음 세액공제율을 15%에서 조금 더 올려 봉급생활자의 어려움을 덜어드리는 세법개정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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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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