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상용 체험'과 '진짜 상용' 중 상용화는 누가 먼저일까. 말장난같지만 현재 국내 이동통신사들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할 워딩이다.
연말부터 시작된 이통사들의 '3밴드 LTE-A 최초 상용화' 논쟁이 단말기 정식 출시를 앞두고 정점에 달했다.
사태는
SK텔레콤(017670)이 지난 9일 시작한 '3밴드 LTE-A 세계 최초 상용화'편 광고를 놓고 시작됐다. SK텔레콤은 "고객체험단 100명에게 3밴드 LTE-A를 지원하는 단말기 '갤럭시노트4 S-LTE'를 실제 판매했으니 상용화가 맞다"고 주장했고, 경쟁사, 특히
KT(030200)는 "체험용 단말기를 한정된 고객에게 제공했으니 상용화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국내 최초, 세계 최초, 최초 시연, 최초 상용화, 최초 상용망 시연 등 '최초'에 대한 집착은 늘 있었다. 기술력과 서비스 품질이 상향평준화되는 시점에서 이통사들에게 '최초' 타이틀은 중요하다. 세계 기술력을 선도하는 것도 명예로운 일이다.
하지만 "체험용이 아니라 '상용 체험'이니 상용화"라는 SK텔레콤 측의 주장과 "상용화는 맞지만 상용출시는 아니다"라는 KT 측의 주장 모두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누가 최초가 되든 소비자들에겐 사실 상관이 없다. 사업자들 싸움이다"는 이통업계 관계자 말처럼 서비스 대상이 고객이라는 점은 간과한 듯하다. 증폭된 신경전은 '고액 리베이트' 지급에 대한 상호 비방으로 번지고 있다.
KT는 20일 자료를 내고 "지난 주말 발생한 시장 과열의 주범인 SK텔레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해당 기간 번호이동건수는 정부가 설정한 시장과열기준에 못미치지만 가입자 이동현황을 보면 SK텔레콤이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텔레콤은 "KT가
LG유플러스(032640)로부터도 가입자를 빼앗겼는데 의도적으로 한쪽만 부풀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주말 이통 3사 모두에게 경고를 했으며, 19일부터 실태점검에 나섰다.
이처럼 시장은 또다시 어지러워 지고 있다. 이용자 보호나 건전한 시장질서는 뒷전이다.
이제는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룰 셋팅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최초 경쟁을 하더라도 명확한 기준에 따라야 그 타이틀이 명예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최초 상용화에 대한 시시비비는 법정까지 갔고, 고액 리베이트 책임은 방통위 조사 결과 가려질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통 3사 스스로 룰을 지키는 성숙한 경쟁을 보고 싶다. 상용화 논란도 중요하지만, 소비자와 시장에 대한 '진정성'에도 경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