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앵커: 최근 정부가 7차 투자활성화대책을 발표했죠? 외국인전용 카지노 기반의 복합 리조트 추가 허가가 주요 내용이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서원석 경희대 복합리조트 게이밍 연구센터장 모시고 말씀 나눠보겠습니다. 우선 정부 발표 내용을 간단히 설명해 주시죠.
센터장 : 복합리조트와 관련된 이번 정부 발표의 주요내용은 1조원 규모의 카지노 복합리조트 2곳을 추가로 허가하겠다는 것입니다. 각 복합리조트에는 카지노 외에 호텔, 국제회의 시설, 쇼핑몰, 고급식당, 레저시설 등이 들어서고요.
특히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 시 기존 ‘지분 51% 투자해야 하는 최대주주가 외국인이어야 한다’는 제한을 없애면서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국내 대기업도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입니다. 정부는 사업성이 있다면 허가 지역에도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관광 업계에서는 경제자유구역인 영종도가 유력하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 네. 그러면 국내 전국 어디나 복합리조트 건립이 가능해진 건데 영종도 외 다른 지역에 허가가 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요?
센터장 : 말씀 드린 대로, 정부 방침은 지역 제한 없이 투자자들의 사업 신청을 받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국내 카지노의 주요 고객은 중국인 관광객이구요. 때문에 공항과의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영종도로 집중될 것이라고 업계에서는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울과 제주 지역에 허가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번 정부 발표는 관광 인프라 확충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인프라가 충분한 서울이나 현재 8개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는 제주 지역은 정부의 이런 목적과 배치돼 유치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 네. 그런데 현재 영종도에는 파라다이스와 LOCZ코리아 등에서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 중인 걸로 알고 있는데요. 여기에 정부 발표대로 2곳이 더 생긴다면 모두 4~5개의 복합리조트가 들어서게 되죠. 그렇다면 외국인전용 카지노의 경우 수익성에 한계가 명확한데 정상적 운영이 가능할까요?
센터장 : 싱가포르와 마카오의 경우, 카지노 복합리조트에서 카지노와 비카지노 군의 매출 비율은 85대 15 정도로 카지노군의 매출이 월등하게 높습니다. 그런데 이들 국가 카지노의 경우는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오픈 카지노입니다. 외국인 전용이라는 국내 카지노 규제 특성 상 영종도 내 카지노 공급이 과다하게 되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때, 카지노 자본이 수지를 못 맞추게 된다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오픈 카지노 허가를 요구하게 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앵커 : 네 그렇군요. 그리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주변국에서도 복합리조트 건립이 마치 붐처럼 일고 있다구요?
센터장 : 네. 마카오에서는 코타이 지역에 대형 복합리조트를 지속적으로 증설하고 있구요, 일본도 지난해 카지노 합법화 법안이 통과되지는 못했지만 올해 통과시킬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만, 러시아, 필리핀 등 아시아 주변국들이 경쟁적으로 카지노 합법화 또는 카지노 복합리조트 건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발표로 국내 복합리조트에 대한 공급과잉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구요. 특히 우리나라와 가까운 일본이 오픈 카지노를 추진하고 있어 수요가 분산될 가능성도 높은 상황입니다.
앵커 : 그럼 이런 상황에서 과연 몇 개의 복합리조트가 추가 건립되는 게 적정할까요?
센터장 : 현재 전국 지자체가 카지노 유치에 경쟁인 상황이고, 과당경쟁으로 수익성 악화와 불법 영업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카지노업 허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는 내용의 관광진흥법 개정안도 지난 12월 발의됐구요, 이런 타당성 조사에 대한 필요성은 학계에서도 꾸준히 제기돼 왔고요, 실제로 영종도에는 2개의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것이 적정하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 나오기도 했습니다. 보고서에서는 2020년 이전까지 2개의 복합리조트 운영이 적절하고, 이후 수요를 살펴가며 추가 허가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업계 일각의 주장처럼 영종도 복합리조트 집적화를 위해 4-5개를 추가로 허가하면 정확한 수요예측 없이 8개의 카지노를 허가해 과잉공급 사태가 벌어진 제주도와 같은 적자 경영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죠.
앵커 : 네. 그리고 일부에서는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인데 고시를 수정해 복합리조트를 허가해 주겠다는 방법론에 대해 편법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센터장 : 2013년 12월 발의된 경제자유구역법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공모를 통한 사전심사를 실시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개정안이 아직도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데요, 가장 큰 이유는 카지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고 외국 자본이 허가권만 받아놓고 투자 없이 이른바 ‘먹튀’를 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않은 상황임에도 외국인 최대출자자 지분비율 규정을 없애기 위해 정부가 법이 아닌 고시를 개정키로 하면서 추진 방법에 대한 논란이 이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도 5억 달러 이상 외국 자본만 유치하면 경제자유구역 내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게 됐는데요. 이에 대해서도 대기업을 위한 정책이라는 특혜 논란이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