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미연기자]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28일 통신요금 인가제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세부안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회 논의 등을 거쳐 상반기 중 방향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미래부는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2015년도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요금인가제 개선 및 가입비 조기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을 내놨다.
◇요금인가제 개선 어떻게?.."상반기 중 대안 제시할 것"
시장의 이목이 가장 쏠려있는 '요금인가제'에 대해선 개선 의지를 분명히 했다. 소매시장에 혁신과 경쟁을 촉진하고 시장지배력 남용 가능성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겠다는 것. 다만 방법론에선 여전히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조규조 미래부 통신정책국장은 "요금인가제가 신규 요금제 출시를 늦어지게 해 경쟁을 저해한다는 부정적 시각도 있지만 요금을 안정시켜 가격을 낮추는 순기능도 있다"며 "국회 논의 과정을 거쳐 정부 개선안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요금인가제 폐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속속 제기되고 있다.
지난 12월30일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이 요금인가제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지난 26일엔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시 요금인가제 폐지 내용을 담은 동법 개정안을 발표했으며 내달 초 발의할 예정이다. 요금인가제 하에서 이통사들의 평균 서비스 요금차이가 미미한 만큼 이를 폐지해 자유로운 요금 경쟁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지난해 6월 말 '통신요금 인가제 개선 로드맵'을 내놓을 계획이었지만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정책결정을 미뤘다. 이후 11월 '중장기 통신정책방향'에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관측됐으나 해를 넘긴 이후에도 여전히 갈피를 못잡고 있다.
조 국장은 "요금인가제는 소비자에게뿐만 아니라 사업자 간 경쟁상황에도 굉장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는 이어가되 경쟁 활성화 방안을 보강하는 쪽으로 개선안을 마련해 상반기 중 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이 '2015년도 업무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토마토)
◇도매시장 제도 정비, 알뜰폰 활성화, 가입비 조기 폐지
미래부는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의 일환으로 경쟁상황평가 범위를 소매시장에서 도매시장으로 확대하고, 평가 시기도 수시로 할 수 있게끔 도매시장 제도를 정비한다.
이통 3사는 알뜰폰 사업자들에게 이동통신 망을 임대하는 도매사업자로서, 현재 SK텔레콤만 도매제공의무사업자로 지정돼 있다. 미래부는 소매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도매시장에서의 공급 확대가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필요에 따라 도매제공의무사업자를 이통 3사로 확대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알뜰폰 시장을 안정화하는 방안 중 하나로 해석되는 가운데, 미래부는 알뜰폰의 자체 경쟁력 강화를 통해 알뜰폰 가입자를 전체 이동전화 시장의 10%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도매제공의무사업자 제도의 일몰시점(2016년 9월) 연장, 전파사용료 감면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미래부는 단통법의 시장 안착과 가계통신비 부담 완화를 위해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제' 개선도 고려하고 있다.
조 국장은 "불필요한 단말기 교체주기를 줄이고 자급단말기를 활성화한다는 측면에서라도 요금할인제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재 12%인 요금할인율을 인상하는 방안도 구체적으로 살피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미래부는 오는 9월 전면 폐지가 목표였던 이동전화 가입비를 1분기에 조기 폐지하도록 하고, 트래픽 발생 추세가 음성에서 데이터 위주로 전환됨에 따라 '데이터 중심 요금제'를 검토해 상반기 중 출시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