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충희기자]
한진해운(117930)이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다만 비수익 노선에서 철수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몸집을 줄이면서 외형적 성장에는 실패했다. 본격적인 저유가 시대를 맞는 올해부터 영업이익 개선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은 30일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조6548억원, 영업이익 8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노후선 매각에 따른 공급 축소, 비수익 항로 철수 등 영향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수익성이 강화돼 지난 2011년부터 지속된 적자 고리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당기순손실은 노후선 매각 처분 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4233억원으로 집계됐다. 손실폭은 전년 대비 37.8% 줄었다. 컨테이너 수송량은 전년 대비 4.1% 감소한 455만TEU를 기록했다.
◇한진해운 2014년 실적.(자료=한진해운)
지난해 영업이익 개선은 비수익 항로 철수와 선박 매각 등 적극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이 성공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대서양 항로에서 철수해 화물 변동비·고정비 등이 줄었고, 연료 사용량도 감소해 4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약 1억9000만달러(2049억원)의 비용을 절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4분기 급유단가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9.4% 하락하면서 컨테이너 부문의 연료절감 효과가 6000만달러(647억원)를 넘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컨테이너 운임이 전년 동기 대비 4.5% 상승한 것도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이에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한 546억원으로 기록됐다.
이러한 우호적인 시장 흐름은 가장 큰 비중을 담당하는 컨테이너부문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수송량이 줄어들어 7.5% 감소한 7조8236억원으로 집계됐음에도, 영업이익은 연간 1435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이끌었다.
터미널 사업 등 기타 부문의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58.7% 증가한 1033원을 기록하며 실적에 보탬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 매각한 벌크 전용선 사업부문 수익이 중단, 영업손익으로 회계 처리되면서 벌크 부문 영업손실은 164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감소가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유럽중앙은행이 시행키로 한 양적완화가 전세계 경기를 견조하게 이끌 것으로 예상되면서 해운업계도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한진해운은 "경기 침체가 우려됐던 유럽의 경우 중앙은행의 양적완화 시행으로 시장 회복세가 예상된다"면서 "주력 노선인 동서항로를 중심으로 시황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가 올해 1분기부터 영업실적 개선에 대폭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