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룰' 갈등 격화..朴 "친노반칙" 文 "인신비방 그만"

이인영 "이대로 전대 끝나면 당 추락" 자제 촉구

입력 : 2015-02-03 오후 4:10:13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박지원 당대표 후보가 여론조사 규칙으로 인한 갈등을 연이틀 이어가면서 계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박지원 후보 측은 3일 성명에서 "우리는 문재인 후보가 전대 사상 초유의 '막판 룰 변경'이라는 반칙까지 동원해 당대표에 집착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우리가 알던 그 문재인이 맞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어제 전준위에서 여론조사 룰을 문 후보에게 유리하게 변경한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인데, 당사자인 문재인 후보만 모른다는 말인가. 정말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비열한 것"이라며 공세의 강도를 높였다.
 
앞서 새정치연합 전국대의원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는 약 5시간의 논의 끝에 논란이 됐던 국민 및 일반당원 여론조사 시 '지지후보 없음' 항목을 유효득표로 인정하지 않기로 결론 내렸다.
 
이에 문 후보 측은 전준위의 결정에 대해 "상식, 원칙, 합리를 되찾은 것"이라며 당연하다는 입장을 보였고, 박 후보 측은 "내일(3일) 투표가 시작되는데 오늘 규정을 바꿀 수 있느냐"며 선거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전준위의 결정 관련, '지지후보 없음' 항목을 최종 득표율 환산에서 제외하면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하는 후보의 득표율이 커지면서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확대된다. 이는 대중적 지지도에서 강세인 문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 정치권 일반의 분석이다.
 
박 후보는 지난 2일 전준위 결정 직후 긴급 기자회견에서 "거취를 고민하겠다"고 밝힌 후 이어진 JTBC 토론회에서 문 후보와 여론조사 룰 관련 공방을 벌인데 이어 3일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이 문제를 재차 언급하며 선거 막판 쟁점으로 부각시켰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이날 광주시의회 기자회견에서 "시행세칙에 지지후보 없음에 대한 합산 규정이 없는데 선관위가 다르게 유권해석을 하려다가 문제가 되려는 것을 전준위가 바로잡은 것"이라며 반박했다.
 
문 후보는 전준위의 결정이 지난 5·4 전대의 기본 틀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는 것이며 지지후보 없음을 포함해 득표율을 환산하면 국민 여론을 왜곡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는 "어제 TV 토론에서 거친 모습을 보여 송구스럽다"며 "다만 경쟁 중이고 룰 문제는 예민한 것이기 때문에 생긴 것으로 널리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문 후보 측 김형기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실무자의 실수로 인한 잘못된 해석'을 바로잡은 것을 인정하지 않고, '일점일획'도 변경을 요구한 적 없는 문 후보 측을 계파 논리로 둔갑시켜 비난하는 것은 공당인으로서 성숙한 자세가 아니다"라며 박 후보 측의 공세에 맞섰다.
 
김 부대변인은 오히려 "지금 이 시각에도 박 후보 측은 대의원 당원들에게 '당원투표 직전 룰 변경하는 친노반칙'이라는 인신비방성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며 유권자들의 판단을 왜곡시키고 있다"며 박 후보 측의 선거운동 방식을 문제 삼았다.
 
문재인, 박지원 후보와 함께 당권 경쟁 중인 이인영 후보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민생공약 발표에 앞서 "어제 토론은 최악의 토론이었다. 우리 당 전대 역사상 가장 큰 오점으로 남을 것 같다"며 "당이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중산층, 서민의 삶과 민생 중심의 토론회장이어야 했는데 수준 이하의 난타전으로 실망만 끼친 것 같아 참으로 송구스럽다. 이대로 전대가 끝나면 우리 당은 추락한다. 갈등을 넘어 분열로 치닫고 있는 이 싸움을 끝내야 한다"여 두 후보 모두 비방전을 중단해줄 것을 촉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왼쪽부터), 문재인, 이인영 당대표 후보가 2일 JTBC 토론회에 앞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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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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