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하나기자] 지난해 한국 자동차 부품이 엔저 고지를 넘고 사상 처음으로 일본과의 무역에서 흑자를 냈다. 만성 적자의 늪에서 벗어났다.
3일 코트라와 무역협회에 따르면, 2014년 우리나라의 일본에 대한 자동차부품 수출액은 8억8513만6000달러로 전년 대비 10.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입은 8억6138만2000달러로 2.7% 감소해 무역수지는 2375만4000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국내 자동차 부품 대일 무역수지 추이. (자료=한국무역협회)
우리나라가 일본과의 자동차 부품 교역에서 흑자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0년 10억1637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후 2013년 8433만달러 적자로 꾸준히 적자폭을 줄여오다 얻은 결과다. 특히 대일 무역 흑자는 수입 감소보다 수출 증가가 견인했다. 한국의 대일 자동차 부품 수출은 2011년 처음으로 6억 달러를 넘어섰고, 이후 연평균 8.5% 성장했다.
국산 자동차 부품의 대일 무역 선전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완성차 업계가 위험 분산을 위해 부품 조달처를 다양화하면서 본격화됐다. 일본 업체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해외 조달을 늘린 틈을 품질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파고들었다. 또 세계 시장에서 국내 완성차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국산 부품에 대한 인식이 개선된 점도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다만 지난해 대일 무역수지 흑자는 그 자체로도 의미를 부여해야 하지만, 그 폭이 크지 않고 대외 환경이 여전히 불안정하기에 추세가 지속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다.
업계 관계자는 “엔저가 본격화된 후에도 한국 부품 수출이 늘었다는 것은 여전히 가격 경쟁력이 있다는 얘기"라며 "엔저 극복과 수출 증가 지속을 위해 일본 바이어의 반복 구매를 이끌 기술, 품질, 원가 등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태 코트라 나고야무역관장도 "국내 자동차부품의 일본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일본 진출로 한정짓기보다 일본 완성차 기업의 해외 거점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