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끝나지 않는 룰 갈등에 얼룩진 민생 토론회

입력 : 2015-02-05 오후 3:51:37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당대표 선거 막판 쟁점으로 떠오른 여론조사 룰 관련 갈등의 여파가 각 후보들의 정책 비전을 엿볼 수 있었던 민생 토론회마저 얼룩지게 만들었다.
 
새정치연합 을지로위원회는 5일 국회 도서관에서 문재인, 이인영, 박지원(기호순) 당대표 후보를 초청, ''을'위한 민생정당,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토론회 시작부터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신기남 중앙당 선관위원장은 인사말에서 "당대표, 최고위원 토론회가 굉장히 많이 열리고 있는데 오늘 토론회는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토론회라고 본다. 그동안 말초적인 것, 서로 싸우는 것에 관심을 두는 토론회가 (되기) 쉬웠는데 각 후보들의 철학을 가늠할 수 있는 이런 토론회가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면서 상호 비방전으로 흘러온 당대표 경선 과정을 지적했다.
 
신 위원장은 이어 "당대표 후보들이 다 오셨으니까 당부 말씀을 드린다. 다른 건 다 좋은데 룰을 변경했다, 바꿨다 이런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떤 후보 간의 문제가 아니라 당의 정통성, 정당성, 신뢰, 명예에 관계되는 문제"라며 여론조사 룰 관련 문재인, 박지원 후보 간 갈등의 중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신 위원장의 인사말 중 박 후보 측 관계자가 객석에서 "토론회 보러 왔다"며 여론조사 룰 관련 언급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고 이에 신 위원장이 "누구시냐. 선관위원장의 진심, 명예를 좀 생각해주시길 바란다"고 언성을 높이면서 분위기가 급랭됐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도 박 후보가 직접 "오늘만은 여러분 앞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왜 우리 선관위원장이 나오셔서 갑질을 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 제가 '을'이 돼 보니까 진짜 여러분의 심정을 알 수 있겠다"고 말하면서 여론조사 룰 관련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 세 후보는 을지로위원회가 주력하고 있는 민생, 영세상인, 노동문제와 관련 박근혜 정부의 실정을 공통적으로 지적하며 을지로위원회의 위상 강화를 약속했다.
 
문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무능과 경제 실패에 맞서야 한다. 서민증세, 부자감세, 소득불평등에 맞서야 하고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며 "을지로위원회 활동을 강화하고 전국 시도당을 위원회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문 후보는 최근 여권 지도부에서 제기되는 '증세 없는 복지' 논란에 대해 "대선 2년 만에 증세 없는 복지가 거짓이라는 고백이 나왔다. 재원 마련 실패와 그 실패를 서민에게 전가하려고 했던 것에 대해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하고 "이제 우리나라의 고성장 시대가 끝나고 3~4% 성장이 적정인 저성장 시대가 왔다. 저부담-저복지를 중부담-중복지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역시 "을지로위원회는 우리 당의 비전이라고 생각한다. '불공정한 갑은 반드시 심판받는다' 이것이 을지로위원회가 증명한 시대정신"이라고 평가했다.
 
경선 초기부터 민생정당을 강조해 온 이 후보는 "저는 스스로 자원해서 환경노동위원회에 와서 일하고 있다. 그 이유가 뭔지 꼭 살펴줬으면 하고 저는 당대표가 돼도 환노위에서 일할 것이고 이번 경선 과정에서도 비정규직 현장, 영세 상인들 현장들을 많이 찾아다녔다"며 민생문제 해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박 후보는 "을지로위원회는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약자를 보호하는 우리 당의 정체성과 가장 합치되는 참으로 존경스러운 위원회인데 더 제대로 하려면 국회에 입법화돼야 한다"며 자신의 원내대표 시절 노동 및 영세상인 보호를 위한 성과를 제시했다.
 
박 후보는 "법과 제도가 백업이 안 되면 일회성으로 끝난다. 제가 18대 국회 원내대표 때 SSM 규정, 이 법을 개정해서 전통시장 상인을 도우려고 했고 농어민 소득 보전 법률을 개정했다. 최근 저는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법 개정안도 냈다"며 자신의 제도화 능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세 후보는 이날 오후 7시 CBS라디오 토론회에서 다시 만나 당대표 당선을 위한 각자의 강점을 호소할 예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왼쪽부터), 이인영, 문재인 당대표 후보가 5일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을지로위원회 주최 토론회에 참석했다.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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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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