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국내 도입원유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가 배럴당 55달러를 기록하며 반등세를 이어갔다.
10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9일(현지시간) 배럴당 55.37달러에 거래됐다. 전 거래일 대비 1.14달러 상승했다. 두바이유는 지난달 20일 배럴당 45.28달러로 최저점을 찍은 뒤 20여일 만에 10달러가 오르는 등 상승세에 탄력이 붙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도 배럴당 52.86달러로, 3거래일 연속 올랐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전 거래일 대비 0.54달러 오른 58.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출처=한국석유공사.
국제유가가 상승세로 전환한 것은 석유수출국기구(OEPC)가 올해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를 상향한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OPEC은 2월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OPEC 수요를 2921만배럴로 전망했다. 전년 대비 12만 배럴 증가한 규모로, 지난달 전망치보다 43만톤이나 상향 조정했다. 전 세계 석유 수요도 전년 대비 117만 배럴 증가한 9232만배럴로 예상했다. 지난달 전망치 대비 42만배럴 증가한 규모다.
우후죽순 난립했던 공급 시장도 균형점을 찾으면서 유가 반등에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OPEC은 비 회원국의 올해 원유공급량이 5709만배럴로, 지난달 전망치 대비 42만배럴 낮춰 잡았다. 아울러 저유가가 심화로 미국 내 원유 시추공 수도 지난해 10월 이후 29% 급감하는 등 미국의 셰일가스·오일 개발도 주춤한 모습이다.
국제유가가 반등에 성공하면서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석유제품 가격도 상승세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휘발유는 배럴당 66.32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1.58달러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등유와 경유 역시 전거래일 대비 각각 1.26달러, 1.19달러 오른 리터당 72.59달러, 71.23달러에 거래됐다.
석유제품 가격은 지난달 중순 최저점을 찍은 뒤 이달 들어 최고점으로 올라섰다. 국내 정유사들은 싱가포르 현물시장 가격을 기반으로 석유제품에 대한 가격을 책정한다. 정유사에서 일선 주유소로 석유제품을 공급하는데 30~40여일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휘발유 가격도 이번주부터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 주유소의 재고량에 따라 가격 상승폭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정유업계 측의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 제품가격 상승에도 최근 국내 휘발유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간 것은 일선 주유소에서 2~3주 전 비축한 물량을 판매했기 때문"이라면서 "지난주까지는 개별 주유소의 재고량에 따라 가격을 인하할 수 있었지만, 이번주부터는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현재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414.11원으로 전 일 대비 2.25원 올랐다. 서울지역의 휘발유 가격 역시 전일 대비 7.38월 오른 리터당 1500.30원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