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이충희기자] OCI가 지난해 하반기 국제유가 급락 상황에서도 베이직케미칼 사업에서 흑자를 냈다. 반면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은 경쟁 원자재인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아 사업 시작 후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이우현 OCI 사장은 1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지난해 4분기 경영실적 발표회 직후 기자와 만나 "지난해 4분기 베이직케미칼 사업 부문은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감가상각 비용을 포함하더라도 미미한 규모이며, 지난해 하반기 내내 영업이익을 냈다"고 말했다.
OCI의 지난해 영업이익 회복은 폴리실리콘 사업이 속한 베이직케미칼이 이끌었다. 베이직케미칼 부문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5830억원, 영업이익 45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5%,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8%로, 지난해 연간으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태양광발전의 기초소재인 폴리실리콘의 평균판매 단가가 유지된 가운데 물량이 약 10% 증가한 영향이 컸다는 게 OCI 측의 설명이다. 다만 폴리실리콘은 여전히 적자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 석유화학 및 카본 소재 부문은 매출액 2520억원, 영업손실 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1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2%다. 석유화학 및 카본 소재 부문에서 적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00년 예금보험공사로부터 관련 사업을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폴리실리콘 사업부문의 적자로 베지이직케미칼 부문의 동반 부진을 예상했다. 지난해 태양광발전 보급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됐던 중국에서 수요가 주춤했던 탓에 연말 성수기 효과가 미미했다. 여기에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급락으로 태양광발전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는 등 수요 위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실제 뚜껑을 열어본 결과 유가 급락에 따른 후폭풍은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 부문에서 발생했다. 이 사장은 "석유화학 및 카본소재의 원재료는 대부분 석탄계지만, 완제품은 석유화학제품과 동일해 국제유가 급락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면서 "다만 폴리실리콘과 특수가스, 소다회, 태양광발전, 열병합발전 사업 등은 유가 영향이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은 올해 전세계 태양광발전 시장이 지난해 대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지난해 시장규모가 44기가와트(GW)로 추산되며, 올해는 20%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올해 전 세계 시장의 폴리실리콘 수요가 30~32만톤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OCI는 P3.9 설비를 이달 중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다음달부터 양산에 돌입한다.
이로 인해 연간 1만톤의 증설효과와 킬로그램(kg)당 2달러의 제조원가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생산규모는 기존 연산 4만2000톤에서 5만2000톤으로 확대된다. 이는 올해 세계 폴리실리콘 수요 약 31만톤 규모의 17%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사장은 "P3.9 공장이 양산에 돌입하게 되면 군산공장의 에너지 효율이 극대화되는 것은 물론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낼 것"이라면서 "양산이 완료되면 전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17%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자회사 DCRE의 분할은 적격분할 요건을 갖췄다"면서 사실상 승소 판결에 내린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러면서 투자에 대해서도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 사장은 "판결이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 1심 결과가 나온 것에 불과하다"면서 "(상대측이) 항소하게 되면 고등법원에서 다시 해야 하고, 이후 대법원까지 갈 수도 있어 언제 끝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조속히 해결된다면 외부에서 제3투자자를 유치해서 하겠지만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앞서 OCI는 국세청이 지난 2013년 DCRE 분할 과정을 문제 삼아 부과한 법인세(3085억원)가 부당하다며 서울행정법원에 부과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지난 6일 서울행정법원이 법인세 부과 취소 판결을 내리면서 OCI 손을 들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