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화이자의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가 역대 최다 특허심판 품목에 올랐다. 600억원 규모에 불과한 시장에 국내 제약사들이 몰린 것은 허가특허연계제도의 시행을 앞두고 심판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중소사들도 공동심판으로 대거 참여했다.
오는 3월 의약품 허가·특허 제도의 변혁을 앞두고 복제약 시장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40개 국내 제약사가 특허권자를 대상으로 쎄레브렉스 특허 무효심판을 최근 청구했다. 해당 특허는 '셀레코시브 조성물'로 2019년 11월까지 존속된다.
(사진출처=한국화이자)
화이자의 쎄레브렉스는 COX-2라는 효소를 차단해 관절염 통증, 급성 통증 등에 사용되는 치료제로 국내에선 600억원대 규모를 보인다.
특허심판에 뛰어든 업체는
종근당(185750),
대웅제약(069620),
유한양행(000100),
한미약품(128940),
동아에스티(170900),
JW중외제약(001060),
보령제약(003850),
삼진제약(005500),
녹십자(006280),
광동제약(009290),
일동제약(000230),
SK케미칼(006120) 등 상위사들뿐 아니라 중하위 제약사들이 대거 포진했다.
중하위 제약사들은 건일제약, 구주제약, 드림파마, 비티오제약, 삼남제약, 성원애드콕, 아주약품, 유영제약, 테라젠이텍스, 한국유니온제약, 콜마파마,
삼천당제약(000250),
진양제약(007370),
경동제약(011040), 넥스팜코리아, 이든파마,
우리들제약(004720), 경보제약, 씨엠지제약, 휴텍스제약, 화이트제약, 휴비스트제약, 한국맥널티,
휴온스(084110),
동국제약(086450),
유나이티드제약(033270),
고려제약(014570), 초당약품공업 등이다.
업계에선 "이렇게 많이 참여할지 생각지 못했다"며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1500억원대의 국내 최대 품목인 '바라크루드'도 특허심판이 25건(1심, 조성물 단일특허기준) 정도였다.
허가특허연계제도에 대비하기 위해 심판이 크게 늘었고, 중소사들이 대거 참여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허가특허연계제도는 의약품 특허권자 권리를 보호하고자 허가와 특허를 연계시킨 제도다. 기존 의약품 허가제도는 특허침해 여부와 상관 없이 품목허가가 승인됐지만, 허가특허연계제도가 시행되면 특허권리가 허가제도에 전면으로 부각된다. 쎄레브렉스 복제약을 발매하려면 특허침해 여부를 사전에 판가름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소사들이 다수 참여한 점도 심판이 급증한 요인이다. 대체로 의약품 특허소송은 특허분석과 연구개발 역량을 가진 상·중위권 제약사들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쎄레브렉스의 경우 중소사들은 공동심판 전략을 택했다. 1개사가 주도하고 파트너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방식이다. 부족한 특허분석 능력을 협업으로 대응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라크루드의 경우 종합병원에서 주로 처방돼 중소 제약사들의 영업 접근성이 떨어진다"며 "반면 쎄레브렉스는 의원급에서도 많이 처방돼 의원 영업을 기반으로 하는 중소 제약사들에게 관심을 끄는 품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동참여를 통해 특허분석의 역량이 없는 상당수의 중소사들도 심판에 뛰어든 것"이라며 "쎄레브렉스처럼 앞으로도 중소사들의 공동심판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40개사는 조성물특허를 깨고 물질특허(성분 자체에 대한 원천특허)가 만료되는 오는 6월에 복제약을 조기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심판을 청구한 업체 관계자는 "특허심판 승소를 자신한다"며 "6월에 출시를 강행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