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 구청장들이 박근혜 정부 태극기 걸기 운동에 동참하면서도, 해석과 진행에서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작성한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추진계획에는 목적을 '선열들의 위업을 기리고 국민통합과 국민 애국심 함양'이라고 정했다.
새누리당 소속 구청장들은 '애국심 함양'에 집중했다. 27일 강남구청(새누리당 소속 신연희 구청장)은 "안보1번지인 강남구는 주민들이 솔선수범해 지역내 태극기 축제를 만들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여기서 신 구청장은 "민·관이 혼연일체가 돼 모든 가정에 태극기가 펄럭이고 애국심이 충만해 질 때까지 태극기 달기 운동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한 서초구청(새누리당 조은희 구청장)은 행사에 대해 "태극기달기 흥보 리플릿을 배부하고 대형 태극기를 펼쳐 보이며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드높이는데 적극 동참했다"고 묘사했다.
조 구청장도 "3.1절부터 오는 광복절까지 지속적으로 태극기 달기 운동을 추진해 나라사랑하는 마음과 주민이 하나되는 전기를 만들겠다"며 시민들에게 태극기 달기 동참을 요청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구청장들은 3.1절의 의미를 애국심보다 앞에 뒀다.
27일 마포구청(새정치연합 박흥섭 구청장)은 태극기 달기 운동을 위해 구청 외벽에 가로 12m, 세로 8m의 대형 태극기를 설치했다. 박 구청장은 "광복 70주년을 맞는 올해 애국선열의 숭고한 얼을 기릴 수 있도록 국가 기념일에 태극기 달기 운동을 적극 추진해, 나라사랑의 분위기를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강북구청(새정치연합 박겸수 구청장)은 지난 26일 수유역 일대에서 태극기 달기 운동을 했다. 박 구청장은 "이번 3.1절 모두 태극기를 게양해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선조들의 위업을 기리고 나라사랑의 마음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새정치연합 성장현 용산구청장도 시민들에게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운동 참여를 호소하며 "3.1절을 맞아 호국정신과 민족의 얼을 되살릴 수 있도록 태극기 게양에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지자체장들의 태도가 다른 것에는 이번 태극기 달기 운동에 대한 여야 입장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태극기 게양율이 애국심의 척도라며, 정부 등이 이를 높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야당은 정부가 애국심을 높이기 위해 태극기 게양을 강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노회전 전 정의당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가 국민들로부터 더 신뢰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런 개선 없이 그냥 나라 전체, 특히 정부를 상징으로 하는 태극기를 게양하도록 하자고 해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5일 강남구 3.1절 만세운동 재현행사(사진=강남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