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곽보연기자] 당과 정부간에 최근 빚어진 정책 혼선을 반성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출범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첫 회의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새누리당은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민심과 민생에 기준을 둔 정책'을 만드는 곳이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개혁과제 24가지를 추진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과 정부, 청와대는 25일 오전 7시30분부터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경제활성화 중점 법안을 비롯해 공무원연금개혁안, 연말정산 후속대책 등 다양한 정치 현안을 조율을 위한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첫 번째 회의를 가졌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마침 오늘이 박근혜 정부 출범 2년이 되는 날"이라며 "새롭게 출발하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2년 전 계획에서 계속 가져갈 것과 과감하게 수정할 것, 새롭게 시작할 것을 생각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유 원내대표는 "민생과 민심을 기준으로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며 "출범 2주년인 오늘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를 열게 된 것은 결국 당과 정부, 청와대가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통이란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 올바른 길을 가는 것"이라며 "일방통행 없이 진정으로 소통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최근 당정청이 정책에서 엇박자, 혼선을 빚으며 국민들로부터 질타와 원망을 산 것이 사실"이라며 "국민들로부터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여민동락하는 자세로 국민들이 원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정청이 실질적 협의체가 되려면 정부에서는 검토하는 모든 정책을 입안단계부터 발표까지 당과 긴밀히 상의, 조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인삿말에서 "열심히 뛰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게임에서 이길 수 없는 것처럼 박근혜 정부 3년차를 맞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구조개혁과 새로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가시적 성과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주요 개혁과제에 대한 추진동력을 확보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올해 핵심개혁과제 24가지를 차질없이 추진하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해야한다"고 다소 의견차를 보였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올해가 그야말로 박근혜 정부가 국민 앞에 약속한 것을 지켜야하는 해이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신뢰를 드려야 한다"며 "정책단계별로 소통하고 사전·사후의 모든 것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정책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관심이 매우 큰 데, 엇박자가 없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며 "국민들 삶에 도움을 주는 의제들에 대한 생산적 논의를 통해 국민 기대에 부응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당을 대표해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민현주 원내대변인 등 원내지도부와 조원진 안전행정정조위원장, 안효대 농축해양수산정조위원장, 강석훈 기획재정정조위원장 등 7명이 참석했다.
정부 대표인사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문병호 보건복지부 장관,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등 6명이 참석했고, 청와대에서는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등이 나왔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와 원유철 정책위의장 등 원내지도부가 25일 오전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 1차 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황우여 사회부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사진=곽보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