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작년 1000명의 인원 감축을 한
삼성생명(032830)이 경영진에게 165억원의 장기 성과급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생생명은 지난해 경영진에게 164억5000만원의 장기 성과급을 지급했다.
지난해 회사 경영이 어렵다며 일반직원 1000명을 감축했지만 경영진 69명은 165억원이라는 거액을 받았다. 1인당 약 2억4000만원의 장기 성과급을 받은 셈이다.
삼성생명은 주당이익, 세전이익율, 주가수익률, 지급여력비율, 생산성 지표 등의 재무지표와 금감원 민원평가 등의 비재무 지표 등을 경영진 성과측정의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장기성과를 반영하기 위한 성과급은 3년간에 걸쳐 이연 지급한다.
실제로 삼성생명 경영진이 받은 165억원은 총 329억원의 변동보상액(성과급) 중 절반이다. 삼성생명 경영진은 2111년 부터 2013년까지의 성과를 평가해 2013년에 책정된 329억원을 2014년부터 3년에 걸쳐 현금, 주식, 주식연계상품 등으로 지급 받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3년 중 첫 해에는 현금으로 지급되며 2년 차부터는 주식이나 주식연계상품으로 보상받게 된다. 주식의 경우 현금과 달리 경영성과가 좋을 경우 지급 당시 더 높은 급액을 받을 수 있는 만큼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함이다.
성과와 관계없이 지급되는 임금(고정보상액)도 1인당 약3억4000만원의 임금을 받았다. 삼성생명은 경영진 69명에게 총 233억원의 임금을 지급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지난 3년의 성과를 평가해 3년 동안 성과급으로 주는 것"이라며 "과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성과를 2014년부터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삼성생명은 저금리·저성장 기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사업구조를 기존의 성장형 중심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1000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회사 발전을 위해 인원 감축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했지만 삼성생명 경영진은 어떠한 고통분담도 하지 않은 것이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구조조정을 추진한 다른 보험사의 분위기는 삼성생명과 달랐다. 이들 보험사들은 임원들이 먼저 나서 직원들의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희망퇴직을 신청 받고 있는 메리츠화재 임원들은 연봉의 20% 수준을 삭감해 고통분담에 동참했다.
같은 삼성그룹에서도 미래 전략실 임원들은 경영 위기 극복 차원으로 작년 기본급의 50%만 성과급(TAI)으로 받았다.
당시 삼성 관계자는 “어려운 경영 환경에서 미래전략실 임원들이 솔선수범 차원으로 기본급 50% 지급에 동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는 물론 다른 업권도 경영진이 고통분담 차원에서 성과급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며 “직원들을 1000명이나 감축하고 받은 성과급인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