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서울시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 지하화 논의가 최초로 공론화된다. 지하철 2호선이 건설된지 40년만이다.
서울시는 3일 지하철 2호선 지상구간 총 18.9km 지하화 타당성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지하철 2호선은 강북, 강남 등 서울 중심지를 순환하는 주요 노선이다. 구간 길이는 본선만 약 48.8km, 지선까지 합치면 약 60km에 달한다. 그 중 ▲한양대~잠실역(8.02km) ▲신도림~신림역(4.82km) ▲신답~성수역(3.57)km ▲영등포구청~합정역(2.5km) 노선은 지상에 고가도로 형태로 건설됐다.
지하철 2호선 일부가 지상에 건설된 이유는 갑작스러운 노선변경 때문이다.
1972년 처음 계획됐을 때는 영등포~왕십리를 지나는 직선 구간이었다. 그러나 1974년 당시 구자춘 서울시장은 영등포, 영동, 잠실 3개 거점을 순환전철로 연결하는 '3핵 도시 구조'를 구상하고, 지하철 2호선을 거대 순환노선으로 변경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노선 변경 타당성 검토를 전문기관에 맡겼다. 당시 조사를 맡은 한국과학기술연구소(현 과학기술연구원)는 지하화 당위성과 기술력 부족, 건설비용 감축 등을 이유로 일부 구간은 고가철도로 건설해야 한다는 결론을 냈다.
현재 지하철 2호선은 서울시민들의 가장 중요한 대중교통이 됐다. 지난해 기준 하루 이용객만 약 211만명에 달했다. 서울시민(1037만명) 다섯명 중 한명이 하루에 한번은 지하철 2호선을 이용한 셈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발전하면서 지상구간에 대한 불만도 많아졌다. 주변 주민들은 일조권이 침해되고 소음과 진동, 분진으로 피해를 입었다. 또 차들이 늘어나면서 지하철2호선 지상구간은 차량 운행에 방해가 됐다.
이런 불편 때문에 서울시에는 지하철2호선 지상구간을 지하화 해달라는 요청이 꾸준히 들어왔다. 특히 지상구간이 주거·상업지역 중심을 가로지르는 광진구가 지하화에 많은 힘을 쏟았다.
광진구는 과거부터 2호선 지하화를 바라는 주민들이 많았다. 1996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광진을에 출마한 신한국당(현 새누리당) 김충근 후보는 "광진구내 지하철이 지상에 노출돼 있는 곳이 많아 상업지역으로 지정이 안되고 있는 불편을 해소하겠다"며 지하철 2호선 지하화를 공약했었다.
이런 열망은 지금도 변함없다. 현 광진구청장인 김기동 구청장은 2010년 민선5기로 당선됐을 때부터 지하철 2호선 지하화를 공약했다.
김 구청장이 지난 2011년 자체적으로 지하철 2호선 지하화 사업 용역 조사를 실시한 결과 광진구내 지하철 2호선을 지하화하려면 7525억원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지만 지하철 지하화와 함께 지하상점 등을 개발하고 생산유발효과, 부가가치, 고용효과 등을 계산하면 5514억원의 재무적 수익이 예상됐다.
김한중 광진구청 홍보팀장은 "서울시의 지하철2호선 지하화 타당성 조사를 환영한다. 지상구간 지하화는 광진구의 절실한 사업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조사가 실제 지상구간 지하화 사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막대한 예산 등 걸림돌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는 지하철 지상노선을 지하화 하는 사업이 타당한지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며 "사업이 재무적으로 타당하려면 지출보다 수익이 많아야 하는데, 지하철 노선 지하화는 막대한 공사비가 들어가는 것은 확실한 반면 그에 따른 수익을 산출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공사 과정에서 발생하게 될 교통혼잡 등도 우려된다.
류훈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주변 지역과의 통합적 도시재생 전략 및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도시철도 지하화에 대한 정책방향을 구상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진구의 지하철 2호선 건대역 지하화 조감도(자료=광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