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위기 몰린 상장사 두배 '급증'

올들어 STX계열사 등 총 7곳, 상장폐지 우려 공시
"자본 취약성 개선 쉽지 않아..투자자 주의 요구"

입력 : 2015-03-06 오후 3:00:00
[뉴스토마토 김병윤기자] 올들어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장사들이 전년 동기대비 두배 이상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된다면 당장은 위기를 모면할 수 있지만 부실은 여전히 잠재돼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들어 자본잠식으로 상장폐지 우려가 제기돼 투자유의 안내 공시가 나온 상장사는 STX중공업(071970), STX엔진(077970), 신일건업(014350), 삼환기업(000360), 남광토건(001260), 동부제철(016380) 등이다.
 
이들 기업은 전액 자본이 잠식되거나 자본금 50% 이상 잠식이 2년 연속의 사유로 상장폐지 위기를 맞았다.
 
특히 상장폐지로 가기 직전 단계인 관리종목 관련 공시까지 포함할 경우 투자유의안내 공시는 총 11개 상장사, 13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상폐와 관리종목 관련 공시는 올해의 절반인 총 6건에 불과했다. 그 중 상장주식수 미달로 인해 현대모비스(012330) 우선주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관련 공시를 제외한 순수 재무의 위험으로 상장폐지 우려가 불거진 곳은 4개사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해 경우를 보면 상장폐지 우려 종목 가운데 실제 상장폐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벽산건설, 동양건설사업, 티이씨앤코(008900), 현대시멘트(006390) 등이 상장폐지 우려가 있어 투자유의 공시가 나왔고, 그 중 벽산건설과 동양건설산업은 각각 공시서류 미제출과 자본전액잠식 등의 사유로 상장폐지됐다.
 
현대시멘트는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지만 지난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부채규모가 자본의 약 70배 크고, 티이씨앤코 경우 지난해 3분기 보고서 상의 총자본은 마이너스 상태다.
 
올해 상장폐지 우려가 나오는 기업은 지난해 사업보고서 제출시한인 오는 31일까지 상장폐지 사유를 해소할 경우 일시적으로 상장폐지를 면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사유를 해소했다고 하더라도 거래소에서 실시하는 실질심사 과정 등 자본의 취약성에서 완전히 벗어났음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폐지 우려가 있는 기업들은 자본잠식 등의 사유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기 위해 무리한 유상증자나 유상감자 등을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해당 종목이 거래소 실질심사 등을 거쳐 상장폐지에 해당되지 않음을 확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재무구조 개선이 금방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재무적인 부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 강덕수 전STX그룹 회장이 지난해 서울 서초동 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강 전회장은 STX중공업 자금으로 다른 계열사를 부당지원하는 등 회사에 31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와 이 과정에서 회사자금 54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관련된 STX중공업과 STX엔진 등은 재무구조가 악화돼 현재 상장폐지 위기에 놓여있다.ⓒ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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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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