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대규모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정책(아베노믹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4분기 일본 경제성장률이 3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지만 잠정치를 크게 밑돌았기 때문이다.
9일(현지시간) 일본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 일본 국내총생산(GDP) 최종치가 연율 기준 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잠정치와 예상치 2.2%를 밑도는 수준이다. 전기대비로는 0.4% 증가해 잠정치와 예상치인 0.6% 증가를 하회했다.
성장률 부진은 설비투자 지출이 0.1%로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달 발표에서는 설비투자가 0.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 역시 전문가들은 0.3% 증가를 점쳐왔다.
내각부는 "기업의 재고 조정이 진행되면서 투자 지출에 영향을 줬으며 특히 중소기업의 투자가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자본지출 감소는 기업들의 해외 생산 시스템도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노리오 미야 미즈호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설비투자가 예상보다 부진한 이유는 기업들의 생산 시설이 해외에서 이뤄진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성장률에 대한 주식투자 기여도 역시 0.2% 감소를 기록했고 공공투자는 0.8%로 잠정치와 동일했다.
민간소비가 0.5% 증가해 잠정치 0.3%을 웃돌았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마키노 준이치 SMBC 닛코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성장률이 잠정치에서 하향 조정되었지만 주된 원인은 주식 투자에 있다"며 "소비와 공공투자를 보면 경기가 바닥을 지나고 회복되고 있다는 전망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대수 경제전문가들은 지난해 4월 소비세 인상 이후 위축된 소비심리가 완전히 살아나지 않았고 투자 역시 저조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고노 류타노 BNP파리바 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 회복에 따라 일본 경제가 3분기 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지만 개인소비나 기업 투자가 모두 저조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4월부터 다음 회계연도를 시작하는 일본은행(BOJ)이 '2015년을 중심으로 2% 물가 목표 달성'을 실현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노리오 미야 미즈호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경제가 바닥을 지난 것은 맞지만 일본 정부가 기대하는 목표 만큼 달성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신중한 견해를 내놨다.
한편, 이날 함께 발표된 일본 경상수지는 7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나 전문가 예상에는 못미쳤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 1월 일본 경상수지가 614억엔 흑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882억엔을 예상했던 시장전망을 대폭 하회한 결과며 지난해 12월 기록한 1872억엔 흑자에도 크게 못미쳤다.
무역수지는 8642억엔 적자를 기록했는데 자동차와 반도차 부품 등의 수출이 증가해 전년동월 2조40476억엔 적자에서 크게 개선됐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