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R&D에 SK 미래 달려 있다"

SK, R&D 강화로 '위기 이후' 준비 박차…올해 사상 최대 R&D 투자

입력 : 2009-04-26 오전 8:42:00
"연구개발(R&D)에 SK의 미래가 달려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2일 현장경영의 하나로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SK에너지 기술원과 SK㈜ 생명과학연구원(Life Science 사업부문)을 방문, 연구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SK에너지 기술원은 무공해 석탄에너지(그린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등 녹색기술 개발을, 생명과학연구원은 간질치료제 등 차세대 신약개발을 각각 주도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인수합병(M&A)이나 투자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경쟁사보다 더 큰 수확을 기대하려면 '기술'이 있어야 한다"면서 "기술과 R&D는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기술의 SK'를 새로운 화두로 제시하며 'R&D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는 이날 "에너지 분야도 첨단 기술이 결합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며, 그런 의미에서 R&D 투자는 원유개발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면서 "SK는 앞으로 'Tech-Oriented 된(기술 지향적) 회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또 "요즘은 경영의 불확실성이 너무 커 모든 기업이 생존을 위한 '수비'에 치중하고 있지만, '공격'으로 전환해야 할 국면이 언제 도래할지 모른다"면서 "최고의 기술을 배양해 나갈 수 있는 기업문화를 구축해 최상의 공격력을 갖춰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달 SK텔레콤 분당사옥의 네트워크기술원 등을 방문해서도 "회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려면 R&D의 힘과 기술력이 커져야 한다"며 "최고의 기술로 최대의 행복을 창출하자"고 말했다.

SK그룹은 최 회장의 메시지를 R&D를 강화해 차별화된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만이 '경제위기 이후'의 새로운 도약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은 최근 사상 최대 규모의 연간 R&D 투자 계획을 확정하는 등 R&D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R&D 투자 규모를 1조3천억원으로 정했다. 전년보다 20%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또 녹색기술과 정보통신기술 등 차세대 성장동력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2012년까지 5조7천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런 분위기와 맞물려 SK의 주요 관계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신배 SK C&C 부회장은 회사 창립 18주년인 지난 13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오늘의 생존도 중요하지만, 내일의 도약을 위한 준비와 투자가 더 중요하다"면서 "올해 R&D와 성장을 위한 투자재원과 교육비 예산은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 유무선 차세대 네트워크 고도화 기술 ▲ 자동번역, 개인화 기술 등 혁신적 사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 기술 ▲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 기업용 플랫폼 기술 ▲ 지능형 전력망 등 스마트 기술 ▲ 이종산업간 융합기술 등 5대 성장기술 과제(5nGINE) 추진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들 성장전략 과제에 앞으로 5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SK에너지는 R&D 강화 차원에서 지난달 글로벌 에너지 그룹인 셸(Shell) 출신의 김동섭 박사를 기술원장으로 영입했다.

서울대 조선공학과 졸업 후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산업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 원장은 셸의 아시아·태평양지역 엔지니어링 부문 책임자를 역임했다. 그는 SK에너지의 R&D 전반을 관장하게 된다.

권오용 SK브랜드관리부문장은 "SK는 최고의 기술로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고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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