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해외건설과 택지분양에 쏠려있던 건설사의 사업 무게추가 도시재정비사업부문으로 이동하고 있다. 건설사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해외수주는 저가수주로 영업손실만 남기며 조직 개편 대상이 되고 있다. 중견사의 핵심 먹거리였던 택지분양은 정부의 신도시 중단 계획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사업성 저하로 계륵 취급을 받던 도시재정비사업이 두툼한 살코기로 거듭났다.
12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한화건설도 지난달 서울 용산에 현장 사업소를 설치하고, 재정비 관련 경력직을 충원하는 등 도시재정비사업부문을 강화했다. 지난 2011년경 서울 양평동 사업소를 마지막으로 모든 수도권 사업소를 철수한 이후 4년여 만이다.
한화건설은 또 제주도 제주시 이도동에 도시재정비 수주 인력 3명을 파견, 제주도 재건축·재개발 수주를 위한 선점 밑작업에 들어가는 등 재정비사업에 힘을 실었다.
한화건설 재정비사업이 지난 1월 경남 창원시 성산구 가음 7구역을 수주해 분양한 '창원 가음 꿈에그린'은 평균 청약경쟁률 185대 1을 기록하는 실적을 올렸다. 현재까지 올해 전국 최고 경쟁률이다.
특히, 재정비사업 '절대강자'
삼성물산(000830)이 자리를 비운 사이 후발업체들은 더욱 공격적으로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GS건설(006360)은 1~2월 두달 동안에만 노량진6, 행당6, 부산 광안1 등 9곳에서 2조3886억원을 수주, 지난해 년간 수주고인 2조464억원을 초과했다.
롯데건설도 이미 도시재정비사업 수주 1조원을 돌파할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건설은 올해만 대구 중구 남산2-2, 서울 광진구 자양1구역, 부산 대연3구역, 울산 중구B-04구역 등 4곳에서 1조3712억원을 수주했다. 2014년 년간 수주고인 1조1810억원을 넘어섰다.
제주, 세종 등 지방에서 주로 활동하던 라온건설은 최근 서울 면목5구역을 수주하며 서울 도시재정비시장에 입성했다. 이 사업지는 당초 한화건설이 수주했지만 사업성 저하를 이유로 포기, 시공사가 라온건설로 교체됐다.
도급순위 51위의 진흥기업도 지난달 말 1087억원 규모의 서울 홍제제3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수주했다.
브랜드만으로도 수주가 가능했던 삼성물산은 올해 단 한곳도 수주하지 않았다.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현장에서 대부분 인력을 철수했다.
A건설 재정비사업팀 관계자는 "주력이었던 해외사업에서 손실을 내며 국내 주택사업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국내에서도 신도시 공급 중단으로 택지분양 부문도 일이 없다.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보인 지난해부터 재정비사업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