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이주가 시작되고, 시공사 선정 절차가 진행되는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서울 전체의 재건축 단지에 영향을 주면서 전반적으로 거래가 늘고, 가격까지 오르는 등 봄기운이 완연한 모습이다.
지난해 8월 두산건설과 계약 해지 후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던 고덕주공 6단지는 지난 10일 시공사 입찰을 진행했다. 지난 달 입찰 당시 1개 업체만 참여해 유찰되는 등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번 입찰에는
GS건설(006360)과 롯데건설,
대우건설(047040)이 참여하며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조합장의 비리 문제가 불거졌던 잠실주공 5단지도 사업시행인가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최고 50층 높이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 변경안이 주민총회를 통과하며 사업 추진도 속도를 내고 있다.
◇재건축 단지 거래 늘고, 가격도 올라
이처럼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모처럼 투자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일부 단지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잠실주공 5단지의 경우 지난해 12월 4건의 거래가 이뤄졌지만 1월 7건으로 늘더니 지난달에는 14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 벌써 6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거래가 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실거래가격을 보면 이 아파트 전용면적 103.54㎡는 지난해 말 10억8000만원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2000만원 정도 오른 11억원에 거래가 이뤄졌다.
잠실박사공인 박준 대표는 "전용 112㎡의 경우 지난해 말 10억7000만원 정도에 거래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11억1000만원까지 오른 상태이다"며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사업 속도를 내면서 투자를 저울질하는 수요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시공사 선정 절차를 진행중인 강동구 고덕주공 6단지 역시 지난해 말 3억7000만원 수준이던 전용 55.44㎡가 최근에는 4000만원 가량 오른 4억12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또 이달 초 이주를 시작하며 분양을 앞두고 있는 강남 개포주공 2단지도 가격이 올랐다.
이 아파트 25.27㎡는 지난 달만 하더라도 4억6000만원 정도였지만 이주가 시작된 이달 들어서는 5억원에도 계약이 체결됐다.
가온AMC 이정찬 대표는 "재건축 연한 단축과 초과이익환수 유예, 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각종 규제 완화에 따른 사업성 개선으로 재건축에 대한 투자수요 유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서울 재건축 분양도 본격화
이미 이주를 시작해 올해 분양을 진행하는 재건축 단지들도 속속 나올 예정이다.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재건축 일반분양 물량은 5200가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송파구 가락시영을 재건축해 9510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로 다시 태어나는 가락시영 아파트는 1619가구를 오는 6월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
강남구 대치동에서는 SK건설이 국제아파트 재건축 240가구 중 50가구를 상반기 중 공급한다.
이밖에 서초구 잠원동 반포한양, 서초동 서초우성2차, 반포동 삼호가든4차 등이 강남권에서 분양을 앞두고 있다.
또 강북에서는 구의1 주택재건축을 비롯해 남가좌1 재건축도 연내 분양을 진행할 예정이다.
◇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아파트 (사진=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