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기준금리가 사상 처음 연 1%대로 떨어지면서 주택시장에 돌고 있는 봄기운이 열기로 확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세의 월세 전환속도가 더욱 빨라지면서 임차시장 불안과 깡통전세에 따른 세입자 피해가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세가율 높은 지역 중심으로 거래 늘어날 것
전문가들은 서울 강북이나 서울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들을 중심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 지역은 전세가율이 70%를 웃도는 등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차이가 적은 만큼 저금리 대출을 이용한 매매 전환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에 전세가격 급등에 떠밀려 집을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집값과 관련된 이자 금리가 떨어짐으로 인해 전세에 대출금을 보태 집을 사는 것이 용이해지게 됐다"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량 증가나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같은 흐름들이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또 허명 부천대학교수는 "어차피 기준금리 인하 전에 1%대 모기지 등의 상품이 나와 있어서 급격하게 가계 대출이 늘지는 않을 것이다"며 "다만 심리적인 영향이 있을 수 밖에 없고, 은행 예금자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일부 유입되면서 급격한 가격 상승은 아니지만 시장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답 없는 전세시장.."월세 전환 속도 더 빨라진다"
이처럼 매매시장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과 달리 고공행진 중인 전세시장은 더욱 불안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은행 금리가 내려가면서 집주인들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더 빨라질 것이며, 전세 물건 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수는 "전세는 말 그대로 답이 없다. 월세시장으로 간다는 큰 흐름은 더 빨라질 수 밖에 없는 시장 환경이다"며 "전세에 대한 뾰족한 대책을 정부에서도 내놓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우려했다.
또 함영진 센터장은 "집주인들이 보증금 내줄 능력만 되면 보증금 반환이 유리하고, 또 은행 대출을 이용하더라도 월세 수입이 더 높기 때문에 월세 전환속도가 더 빨라지는 등 전세시장은 가격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우려되는 깡통전세.."세입자 안전장치 필요"
전세의 난립은 깡통주택으로 인한 피해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저금리를 바탕으로 대출을 낀 매매 수요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불안한 전세 매물이 쏟아질 수 있다.
서울 중랑구 신내동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몇 천만원 보증금에 꼬박 꼬박 월세를 받는 것이 집주인 입장에서는 당연히 이득인데 왜 전세로 물건을 내놓았겠느냐"며 "대부분 물건이 상당 부분 담보대출을 끼고 있어 위험성이 있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물건이 없어서 위험을 알고도 들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김준환 교수는 "월세로 전환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밖에 없고, 전세시장에서는 집주인이 우위에 설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며 "전세시장 구조적인 문제 해결도 필요하지만 깡통전세로 인한 세입자의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 마련이 가장 시급한 시기이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한 아파트 단지 앞 중개업소 모습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