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75%로 낮추자 보험업계는 역마진 우려로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전날 한국은행이 금리를 1.75%로 결정하면서 긴급 대책회의에 나섰다. 금리가 사상 처음으로 1%대로 인하되면서 향후 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이 하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자산운용 수익률 하락으로 인한 역마진은 보험사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끼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말 기준 생보사의 보험료적립금 424조 6000억원 가운데 5%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 계약의 비중은 140조 6000억원으로 33.1%에 이른다.
보험사의 자산운용률이 4% 초반인 점을 감안하면 적게는 1%에서 많게는 5% 이상의 금리를 보험사가 부담해 고객에게 돌려줘야 하는 것이다.
보험사는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저축성 보험의 공시이율을 낮추고 투자다변화, 보장성보험 비중 증가 등의 대책을 세웠지만 저금리 장기화에 대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또한 감독당국이 가계부채증가에 따른 건정성 유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대출에 대한 비중을 늘리고 있는 보험사에게는 부담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생명보험 11개사와 손해보험 9개사의 대출채권 잔액을 조사한 결과 총 122조702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가계대출은 76조1898억원으로 62.0%에 달한다. 전체 대출채권은 전년 12월 말 기준 112조9276억원 대비 7.96% 늘어났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는 지금 당장 보험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부동산, SOC 등 금리에 민감하지 않은 장기투자처 등으로 자산운용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준금리 인하는 자산과 부채측면에서 오히려 긍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기준금리 인하는 예정이율(보험료 결정 요소)하락 효과를 가져와 신계약의 보험료가 증가한다. 자산측면에서는 채권 등 보유 자산의 평가이익이 상승할 수 있다. 보수적인 자산운용을 하는 보험사는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채권시장에서 36조1364억원을 순매수하는 등 장기채권 위주의 자산운용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장기채권의 평가가치가 상승해 교체나 매매 전략 등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초저금리에 맞춘 자산운용을 하고 있는 만큼 당장의 리스크는 크지 않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