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맛지도]여대생들 사로잡은 인형과 파스타 ‘애플민트’

대학가

입력 : 2015-03-16 오전 10:00:00
대.동.맛지도 (대학생의 마음을 동하게 한 맛집 지도)
 
여기는 서울여자대학교 남문에 위치한 유일한 파스타집 ‘애플민트’.
 
여자들로 바글바글한 여대 앞에 하나밖에 없는 파스타집이라니. 그 인기가 어떨지 상상이 되는가.
  
◇사진=바람아시아
 
신입생 시절 동기들과 처음으로 갔던 말로만 듣던 ‘애플민트’. 가게를 들어서는 동시에 모두 이렇게 소리쳤던 것이 기억난다.
 
"우와, 저게 뭐야!"
 
우리 눈앞에 아래의 사진과 같은 장면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사진=바람아시아
  
그때 딱 들었던 생각이 이거다.
 
"대체 여기가 음식점이야 인형 가게야?"
 
자리에 앉은 우리는 각기 다른 종류의 파스타를 주문했는데 웃긴 것이 하나같이 파스타보다 주변 풍경에 더 관심을 가졌다는 거다. 파스타 맛은 분명 훌륭했지만 그보다 가게 벽면과 천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인형들이 좀 더 강렬했다.
 
그리고 거의 3년이 지난 오늘, YeSS의 미션을 계기로 한 번도 속 시원히 물어보지 못 했던 궁금증을 풀기 위해 다시 ‘애플민트’를 찾았다. 
 
항상 바글거리던 가게가 오늘따라 한산하다. 인터뷰하기에는 딱 좋은 날이다. 먼저 파스타를 먹고 사장님께 인터뷰를 부탁하기로 했다. 그동안 애플민트에서 여러 종류의 파스타를 다 먹어 보았지만 오늘은 그중에서도 서울여대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베이컨크림오븐치즈 스파게티를 주문했다.
 
◇사진=바람아시아
  
보통 다른 가게에 가서 크림 파스타를 시키면 말 그대로 크림 파스타가 나온다. 하지만 여기 애플민트의 크림 파스타는 좀 많이 다르다. 일명 베이컨크림오븐치즈 스파게티, 오븐+크림+치즈의 3종 결합체가 나온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연기와 포크로 한 번만 찔러도 쫀득하게 늘어지는 치즈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도저히 침이 안 고일래 안 고일 수가 없다.
 
또 오늘 직접 먹지는 않았지만 아래의 사진은 그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오븐치즈토마토 스파게티다. 이것 역시 오븐에 구워져서 나오기 때문에 달콤하게 익은 토마토 즙에 잘 버무려진 파스타를 맛볼 수 있다.
 
◇사진=바람아시아
 
애플민트는 원래 1층이었던 가게를 확장해서 2층을 만든 거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2층이 약간 다락방 느낌이 나는데 이게 또 여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맛이 있다. 뭔가 아늑하면서도 특별한 공간에서 먹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항상 애플민트에 오면 굳이 2층까지 올라가 제일 구석 자리에 앉아서 먹고는 했다. 여자들이란.
 
◇아늑해 보이는 2층 다락방(사진=바람아시아)
 
그렇게 2층의 분위기를 혼자 만끽하며 식사를 마친 뒤 본격적인 인터뷰를 위해 1층으로 자리를 옮겼다. 1층은 2층과는 또 다른 느낌이다. 우선 인형이 훨씬 많아서 고개만 돌리면 인형들이 다 나를 쳐다보고 있는 느낌이다. 2층에 비하면 좀 더 개방된 느낌이랄까. 무엇보다 바로 옆에 부엌이 딸려있어서 오븐 파스타의 구수하고 달콤한 냄새가 끊임없이 후각을 자극한다. 방금 스파게티를 먹었는데 또 배가 고파지는 건 뭘까.
 
하지만 곧 사장님이 다가오셨기에 달콤한 냄새의 유혹은 잊고 본격적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애플민트 사장님은 미모의 여사장님이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제가 3년 동안 궁금했던 게 있는데요. 대체 가게에 인형들이 왜 이렇게 많은 거예요?
 
하하 그냥 편하게 물어보지 그랬어요. 전부 제가 손수 만든 것들이에요.
 
네? 저 많은 인형들을 직접 다 만드신 거라고요?
 
네, 제가 손으로 뭐 만드는 거를 좋아하거든요. 2층 올라가 보면 알겠지만 인형뿐 아니라 액자 그림, 종이 공예품도 전부 제가 직접 다 그리고 만든 거예요. 그렇게 하나 둘 만들다 보니깐 어느새 그것들로 가게를 장식하고 있더라고요. 지금은 더 갖다 놓고 싶어도 자리가 부족해서 안돼요. (웃음) 그래서 요즘엔 좀 더 작은 일본 인형들이나 미니어처를 주로 만들고 있어요.
 
정말 대단하세요. 그럼 재료도 일일이 다 구매하시는 거예요?
 
온라인으로 따로 구매하기도 하고요. 안 입거나 작아진 옷들 원단 잘라서 많이 사용해요. 제가 재활용하는 걸 좋아하거든요. 비용도 절약할 수 있고요. (웃음)
 
◇사진=바람아시아
 
드디어 궁금증이 풀렸네요. 사실 저는 무슨 특별한 사연이 있는 줄 알았거든요. (웃음) 가게 이름이 ‘애플민트’인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애플민트는 허브 종류 중 하나에요.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이름이 너무 예쁜 거예요. 또 여대 앞에 있는 파스타집이랑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죠.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 애플민트는 언제부터 운영하신 거예요?
 
운영한 지는 거의 14년 정도 됐어요. 거의 이 주변에서 제일 오래된 가게라고 할 수 있죠. 지금도 주변에 가게가 많은 건 아니지만 예전엔 정말 아무것도 없었거든요.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정말 이것저것 많이 생긴 거예요.
 
그럼 그때랑 비교해서 지금의 애플민트가 달라진 점이 있나요?
 
물론 있죠. 우리 가게 메뉴를 보면 알겠지만 음료 가격이 정말 싸다는 걸 알 수 있을 거예요. 요즘 이 가격에 파는 곳 없을걸요. (웃음) 예전엔 주변에 카페도 하나도 없어서 우리 가게에서 음료랑 파스타를 같이 판매했었거든요. 그만큼 찾는 손님들도 많았고요. 특히 우리 가게 아이스크림이랑 파르페가 인기가 정말 많았는데 지금은 주변에 다른 카페랑 빵집들도 많이 생겨서요. 이제는 파스타를 주 메뉴로 하고 음료는 서비스로 저렴하게 팔고 있어요. 학생들도 더 좋아하더라고요.
 
◇사진=바람아시아
◇사진=바람아시아
 
베이컨크림오븐치즈 스파게티가 서울여대생들에게 정말 인기가 많잖아요. 혹시 직접 개발하신 요리인가요?
 
네, 오븐 베이컨크림오븐치즈 스파게티뿐만 아니라 저희 가게의 모든 요리는 하나하나 직접 개발한 것들이에요. 마치 집에서 한 요리 같은 느낌이 나게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죠. 그래서 가게 분위기도 일부러 약간 컨트리풍처럼 꾸민 것도 있어요. 친숙한 느낌이 들게 하려고요. 아마 여대생들이 좋아하는 치즈를 아낌없이 듬뿍 넣은 게 가장 큰 인기 비결인 것 같아요. (웃음)
 
치즈 정말 좋죠. (꼴깍) 그럼 가게를 운영하면서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에요?
 
대부분의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손님들이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고 다시 찾아줄 때 보람을 느껴요. 또 제가 손수 만든 인형과 공예품들로 가게를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도 즐겁고요.
 
네, 학생들한테 들어보니깐 계절마다 인형들 옷도 바뀐다고 하더라고요. 신경을 정말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그럼 마지막으로 2015년에 따로 계획하신 게 있으세요?
 
요즘 열심히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데 제가 만든 인형들을 보고 구매하고 싶다는 분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블로그 운영에 좀 더 집중해보려고 해요. 아까 말한 것처럼 이번에는 좀 더 작은 일본 인형이나 미니어처들을 만들어보려고요. 물론 애플민트도 꾸준히 운영할 거고요. (웃음)
 
 
인터뷰는 이것으로 충분했다. 오랫동안 궁금해 했던 것에 대한 답을 충분히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 많은 인형들은 모두 사장님의 수 작품이었다. 사장님의 정성 하나하나가 모여서 여대생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어당긴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묘하게 인형과 파스타가 어울리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입학하는 15학번 후배들이 하루빨리 애플민트를 방문해 봤으면 좋겠다. 이 두 가지는 확실하다. 누구든 처음 베이컨크림오븐치즈 스파게티를 맛보면 그 맛에 푹 빠질 거라는 것. 애플민트의 인형들과 2층 다락방이 지닌 신비스러운 분위기에 이끌려 다시 이곳을 찾게 될 거라는 것.
 
 
강지원 기자 www.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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