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라운드의 이방인'(왼쪽), '파울볼' 영화 포스터.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올해 한국 프로야구는 시즌 관객 800만명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미 관객 700만명 시대를 두 차례 맞은 프로야구는 '국민스포츠'라고 칭해도 어색하지 않은 인기 종목이다.
'프로야구 중흥기'라 불러도 과언이 아닌 요즘, 프로야구의 성장에 기여한 기초 토대를 살피는 다큐멘터리 영화 두 편이 개봉을 앞둬 화제다. 19일 개봉할 '그라운드의 이방인'과 다음달 2일 개봉할 '파울볼'이다.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한국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초청된 재일동포 학생 야구단의 이야기다.
정부는 6·25전쟁 직후인 1956년 야구 발전을 위해 해외의 선진 야구를 경험하게 한다며 재일동포 학생 야구단의 초청경기를 계획했다. 미국은 멀어 초청 비용이 많이 들고 일본은 당시 국가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 상황에서 재일동포 학생 팀이라는 절충점을 찾은 것이다.
이후 정부의 재정 문제로 초청이 어려워지자 봉황대기 고교야구 대회에 초청하는 형태로 바뀌었고 1997년을 마지막으로 초청이 중단될 때까지 42년간 600명이 한국을 찾았다.
영화는 프로야구 출범 전까지 전성기를 달렸던 한국 고교야구의 과거를 짚는 한편, 잠실에서 결승전을 겪은 유일한 고교팀이었던 재일동포 선수들을 화면에 담았다. 온갖 수소문을 거쳐 양시철(투수), 김근(좌익수), 배준한(3루수) 등을 만났고 당시 얘기를 듣는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 영화이지만 꽤 재미가 있다. 배준한 씨를 비롯해 위트 있는 출연자도 나오고 영화가 주는 감동도 많아 야구 팬이라면 끝까지 관람하기가 어렵지 않다.
'파울볼'은 한국 최초의 독립 야구단인 고양원더스가 출범부터 해체 전까지 겪은 1097일의 이야기를 녹여냈다.
최약체 팀을 강하게 만드는 실력자임에도 불구하고 13개 구단에서 쫓겨난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프로야구서 방출 또는 미지명된 적이 있는 선수들과 엮는 희망 찬가는 보는 이의 가슴을 따뜻하게 한다.
카메라는 선수 개개인이 미처 털어놓지 못했던 사연부터 팀을 이끌던 김 감독이 강훈련을 이끌며 보냈던 순간순간을 하나도 빠짐없이 담으려 했다. 수많은 야구 팬들이 궁금해했던 구단의 해체 과정과 당시 감독과 선수들의 심경도 영화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비슷한 시기에 개봉될 야구 다큐멘터리 영화 두 편.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영화 흥행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