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지금과 같은 수요와 공급이 유지된다면 하반기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구해달라고 해도 없어서 못 팔게 될 겁니다."
18일 한 대형증권사 채권운용본부장은 고액 자산가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수요가 왕성해지고 있어 ELS 상품 공급이 연말이 되기 전 부족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ELS가 선풍적인 인기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에 대한 레버리지비율 제한 때문에 하반기 발행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ELS 발행동향(자료=금융투자협회)
현재 증권사의 레버리지비율이 1100% 이상인 경우 금융당국의 경영개선요구가 내려지는데 이 경우 임원진 교체와 영업정지, 매각요구 등 조치가 이뤄진다.
이는 미국의 투자은행(IB)의 레버리지 비율이 1500% 수준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낮은 것으로 투자에 한계로 작용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사실상 무보증회사채인 ELS 발행실적이 부채로 잡히는 만큼 레버리지비율 규제는 발행 장애요인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시중금리 하락과 정부정책 효과로 자본시장을 통한 투자여력이 커졌지만 레버리지 규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셈이다.
한 대형증권사 채권운용역은 "ELS는 물론 파생결합증권(DLS),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최근 중위험·중수익 모델로 각광받는 구조화상품 대부분이 레버리지 상품"이라며 "레버리지 조정을 위해 무한정 공급이 어려운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을 통해 상시 조정하는 중이지만 최근 폭발적인 수요가 지속되면서 한계가 보여 이미 한정 공급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수요가 계속된다면 9월 전에 물량은 동이 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이런 증권업계 의견을 수렴해 금융당국에 레버리지비율에 대한 적정성 여부를 검토해 줄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이동원 금투협 증권지원부장은 "현재 업계 의견을 금융위에 전달하기 위한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규제개선 과제로 정하고 당국에 당위성을 알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