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활성화 정책과 맞물린 금리인하 호재로 금융시장 전체의 대변혁이 예고되면서 금융투자업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News1
[뉴스토마토 차현정·유현석기자] "'투자'를 위한 '상품'을 제공할 수 있는 곳은 이제 금융투자업계 뿐입니다.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든 만큼 전통적 예·적금 시대는 종말이 현실화됐다고 봅니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정책과 맞물린 금리인하 호재로 금융시장의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금융투자업계가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1%대 초저금리 시대가 현실화되면서 재테크 상식이 '저축'에서 '투자'로 전환될 조짐을 보이자 투자자를 유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전략회의 개최 잇따라..영업력 극대화 방안 모색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일부 증권사들은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상품전략본부를 중심으로 전략회의를 열고 금리인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유치하기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관련 부서의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는 무엇보다도 투자자들의 수익 갈증 해소에 초점을 맞춰 투자욕구를 자극한다는 방침이다. 알파 수익과 낮은 보수, 다양한 상품을 내세워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기겠다는 것이다.
특히 구조화된 금융상품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역마진을 감수해야 하는 고금리 환매조건부채권(RP) 특별판매 상품은 물론 원금보장을 내건 파생결합상품이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은 인기가 치솟고 있다. 이들 상품은 최대 손실폭을 제한함으로써 안정성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NH투자증권이 올해 초 출시한 'NewHeart'는 이달 1000억원 판매돌파를 눈앞에 뒀다. 원금손실 조건에 도달 시 만기를 연장해 추가로 수익회복 기회를 주는 ELS로 투자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5400억원 판매를 기록한 신한금융투자의 '첫스텝80시리즈 ELS'도 인기몰이가 한창이다. 기존 하향계단식 조기상환형 상품처럼 자동조기상환 기회가 적용되는 KDB대우증권의 'KI Down Change' ELS는 발행 이후 1년 단위로 하방녹인 배리어 수준이 단계적으로 낮아짐으로써 투자기간 동안 손실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상품이다.
이밖에 삼성증권 '원금부분보장형 ELS', 한국투자증권의 '스피드 스텝다운형 ELS' 등도 투자자 문의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 모시기 안간힘.."역마진 부담도 즐거워"
저금리 대안, 고수익 단기금융 상품인 특판RP 상품도 주목된다. 대형증권사들이 보유한 지급보증 능력과 채권 담보력으로 만들어진 특판RP는 안정성과 다양성을 앞세운 상품이다.
대우증권의 특별한 매칭RP는 3개월 만기에 연 3.5% 금리를 준다. 추천상품에 가입하거나 타사의 이동 고객을 가입대상으로 한다. 매주 총 100억 규모로 공급되는 특별한 RP는 3개월 만기에 연 3.0% 금리가 특징이다. 연 4%의 수익률을 제공하는 'KDB대우 재형저축RP'에 대한 관심도 높다. 총 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나 3500만원 이하 개인사업자면 가입이 가능하다.
동부증권이 매주 50억원 한도로 예약판매하고 있는 특판RP는 지난 1월부터 9주 연속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오는 6월 말까지 판매하는 이 상품은 연 4.0% 금리를 제공하는 3개월 만기 특판RP다. 신규(휴면) 고객이라면 누구나 금융상품 가입 등의 조건 없이 가입할 수 있으며 가입 금액은 최소 1000만원부터 최대 3000만원까지다.
미끼형 상품으로 만들어진 특판RP는 고객 유인이 쉬운 편이다. 단 하루를 맡겨도 높은 확정금리를 주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다만 회사 고유계정 운용수익으로 역마진 부담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한 대형증권사 FICC세일즈 관계자는 "이번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보유채권 평가이익 개선으로 자산운용 이익률이 높아진 영향에 시장금리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데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역마진 부담을 떠안더라도 특판RP 상품개발을 지속적으로 기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혜택을 내걸고 '투자자 모시기'에 적극 나선 곳도 눈에 띈다. 대우증권은 주식대차거래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동부증권은 타 증권사주식을 옮기거나 동부증권 추천 금융상품을 가입하는 고객에게 백화점상품권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저금리시대 효율적인 재테크 방법을 소개하는 투자세미나도 속속 열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날 용산타워지점에서 자산관리세미나를 열고 글로벌 주요경제 이슈와 시장 트렌드를 분석하고 향후 주식시장의 흐름을 전망한다. 삼성증권은 오는 19일 이촌지점에서 저금리시대 투자세미나를 연다. 저금리 속 효율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는 연금저축을 이용한 절세투자 방법과 올해 유망시장인 중국증시 투자전략에 대해 소개할 예정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위험 중수익 상품에 대한 니즈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정기예금 플러스 알파(+@)를 선호하는 기존 은행권 고객 수요 증가에 따른 증권사의 마케팅 강화는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