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정우기자] 장거리 국제선(유럽, 미주 등)의 대형항공사, 국내선과 근거리 국제선(동남아, 일본 등)의 저비용항공사(LCC) 간 영역 양극화가 뚜렸해 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 단독 노선이던 인천~로마에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오는 6월 30일 주 3회(화·목·토)로 신규 취항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그 동안 인천~밀라노~로마 경유 노선을 운영하다가 지난달 인천~로마 분리 노선을 주 3회(수·금·일) 운항에 들어갔다.
대형사들은 수익성이 높은 중국 노선 신규 취항에도 나선다. 대한항공은 인천~허페이를 시작으로 오는 5월 인천~난닝, 제주~구이양, 6월에는 대구~선양에 취항한다. 중국에서 강점을 보이는 아시아나항공도 인천~청두, 인천~충칭, 부산~항저우 노선에 증편할 예정이다.
반면, 국내 LCC들은 국내선과 근거리 국제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제주항공은 부산을 거점으로 근거리 국제선을 늘려 나간다. 다음달 3일 부산~오사카(주 14회)와 부산~후쿠오카(주 7회), 8일 부산~대만 타이베이(주 7회) 신규 취항에 나선다. 29일에는 인천~웨이하이(주 7회), 부산~괌(주 4회), 인천~사이판(주 14회) 재취항과 증편에 나선다.
진에어는 동남아 노선을 강화한다. 부산~방콕, 부산~비엔티안, 부산~후쿠오카 등 부산발 대규모 신규 노선을 개설할 예정이다. 특히, 중대형기인 B777-200ER을 통해 인천~호놀룰루 노선에 취항해 국내 LCC 최초로 장거리 노선을 확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다른 LCC들도 근거리 국제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오는 29일에는 주 7일 일정으로 인천~오사카, 이튿날인 30일에는 주 4회 대구~오사카 노선에 신규 취항한다.
에어부산은 다음달 9일 부산~다낭 등에 취항하는 등 부산발 동남아 노선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스타항공도 증편을 통한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LCC의 국내선과 근거리 국제선에서의 성장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대형사의 국내선 점유율은 49.3%로 전년 51.8%보다 줄었다. 이런 탓에 대형사들은 최근 한국공항공사나 소셜커머스를 통해 국내선 특가항공권을 선보이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런 추세(양극화)는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중국과 동남아 등 근거리 국제선에서 대형사와 LCC간 노선이 겹치는데, 시간이나 요일 등을 잘 배분하는 등 상생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LCC업계는 서울에어(가칭) 출범을 두고 경계섞인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9일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대표는 국토교통부에 아시아나항공의 제2 LCC 설립을 반대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
업계는 새로운 LCC로 인해 기존 업체들의 경쟁력 약화가 예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제2 LCC가 외국항공사의 진입 장벽을 높일 수 있고, 새로운 수요도 창출해 낼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국내 LCC 추가 설립으로 외국계 항공사들의 무분별한 진입으로부터 국내시장과 고객을 보호할 수 있으며, 항공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는 만큼 보다 폭넓은 항공사, 스케줄 선택이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왼쪽부터 에어부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가운데) (사진=뉴스토마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