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토종신약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지만 상업적 성공을 거둔 제품은 일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으로서 낮은 혁신성과 처방을 유도할 근거자료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과거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초기 개발 단계에서부터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 20일
동화약품(000020) '자보란테정'이 허가를 받아 토종신약은 총 23개로 늘었다.
신약이란 화학구조나 본질 조성이 새로운 신물질 의약품을 말한다. 정부의 연구개발 육성책에 따라 제약산업의 판도가 복제약에서 신약 개발 중심으로 체질변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연이어 3개의 신약이 허가를 받아 성과를 내고 있다. 여기에 임상 막바지에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도 다수여서 24호 신약 출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토종신약이 양적으로는 팽창하고 있어 긍정적이다. 하지만 질적으로는 부진한 성적에 그치고 있다. 신약들 중에서 100억원대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제품은 4개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미발매 21~23호 신약을 제외하고 15개는 50억원대 이하에 그쳤다. 20억원 미만과 아예 시장에서 철수한 신약들도 상당수였다.
특히 일부 신약은 개발비 회수조차 어려운 실정이었다. 신약을 개발하려면 막대한 투자와 장기간의 연구가 필요하다. 실제,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의하면 토종신약을 개발하는 평균 9.3년(16개기준)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여 비용은 평균 415억여원이다.
시장 부진의 배경에 대해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원인이라고 말한다.
업계 관계자는 "해당 적응증 또는 작용기전의 최초 신약이 아니라 외국에서 원물질을 개발한 성분을 발전시킨 형태의 토종신약이 대다수"라며 "매출이 미진한 것은 근본적으로 진보성과 혁신성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개발 전략의 실패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의료진의 처방을 유도할 근거자료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사 제품이 나와 있지만 국내사가 영업력이 강한 만큼 토종신약도 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다"며 "카나브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 없이 임상자료를 만들어내 의료진이 선택할 수 있는 근거를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토종신약이 성공하라면 초기 디자인부터 글로벌에 수출할 수 있는 약물을 잡아야 한다"며 "과거에는 추가 임상을 할 만한 자본이 부족해 미진했다면, 앞으로 나올 신약들은 자료 확보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